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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한국의 지나친 교육열이 ‘청년실업’ 유발” FT 보도

등록 2006-10-13 15:37수정 2006-10-13 19:33

인크루트 주최로 지난해 한 대학에서 열린 취업설명회에서 참석자들이 면접 준비에 대한 강의를 듣고 있다. <한겨레> 조사 결과 대졸자들이 취업에 성공하기까지 인문사회계 7.6개월, 이공계 5.3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류우종 <한겨레21> 기자 <A href=”mailto:wjryu@hani.co.kr”>wjryu@hani.co.kr</A>
인크루트 주최로 지난해 한 대학에서 열린 취업설명회에서 참석자들이 면접 준비에 대한 강의를 듣고 있다. <한겨레> 조사 결과 대졸자들이 취업에 성공하기까지 인문사회계 7.6개월, 이공계 5.3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류우종 <한겨레21> 기자 wjryu@hani.co.kr
영국 일간지 “경제성장 원동력이 부작용으로” 한국의 아이러니
세계로부터 주목받던 ‘한국의 교육열’이 부작용을 낳고 있는 현실이 외국에서도 주요하게 다뤄지고 있다.

영국에서 발간되는 경제일간신문 <파이낸셜 타임스>는 12일 ‘한국의 지식계층, 육체노동 직면’(South Korea's educated class faces manual labor) 기사를 실어, 한국의 과잉 교육열의 문제를 짚었다. 이 신문은 한국의 지나친 교육열과 정부의 잘못된 대학정책이 청년실업을 유발하거나 고학력층을 단순육체노동자로 전락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날치 신문 22면에 “한국 대졸자와 고등교육 이수자들이 취업난을 겪고 있는 게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받은 자들이 괜찮은 직업을 잡기 위해 고전하고 있다. 그 중 많은 이들은 여러 해 동안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의 헛된 시도에 지쳐 꿈을 접고 육체 노동직에 지원하고 있다. 고등교육 이수자들이 청소부나 조립공장에서 일하게 된 사연들이 세계 11대 경제규모 한국의 주요뉴스로 다뤄진다”고 보도했다.

한국의 아이러니 “경제 성장 원동력이 고학력 실업 양산”


이 신문은 한국의 높은 교육열이 세계에서 가장 교육수준이 높은 인력을 길러내 지난 반세기 동안 경제 급성장의 추진력이 되었다는 게 아이러니라고 평가했다.

한국은 어느 OECD 나라보다 높은 GDP의 7%를 교육에 쓰고 있으며 사람들이 여전히 교육배경에 의해 평가되는, 지위에 민감한 이 나라에서 좋은 대학에 합격하는 것을 ‘성공티켓’으로 간주한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한국의 대학진학률은 2005년 82.1%(한국교육개발원)로 세계 최고수준으로 15년 전인 1990년에는 33.2%였다. 2006년 스위스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국가별 경쟁력 평가 보고서에서도 한국의 국가경쟁력은 대학진학률 부문에서 세계 2위를 차지했다. 한국보다 대학진학률이 높은 나라는 국가경쟁력과 청렴도 조사에서 단골로 1위를 차지하는 핀란드가 88% 수준일 따름이다.

FT는 한국에서 교육에 대한 강한 집념이 반작용으로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경제연구원(KERI)의 박성준 연구원은 “금융위기 전에는 고등교육 이수자들이 경제 성장에 힘입어 고용되었으나 이후 구조조정으로 인해 이제 회사들은 더 이상 그렇게 대규모 채용을 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한국 2005년 대학 진학률 82%, 세계 2위

<파이낸셜타임스는> 또 “90년대 아시아 경제위기 때 한국의 ‘교육인플레’가 심각했다”며 “이 시기에 한국의 대학졸업생 배출이 급증한 것과 맞물리면서 당시 한국의 노동시장은 대학졸업생의 1/4만 수용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 그 원인”이라고 보도했다.

정부 통계에서도 대졸 실업자는 올 3월 현재 32만9700명이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따르면 앞으로 10년간 고용시장에서 소화할 수 없는 대학 졸업자 수는 35만4000명, 석사학위 소유자는 19만4000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박천수 연구원은 “대졸자들이 실업상태로 지내거나 만족스러운 일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늘어나게 되는 것은 심각한 사회문제며 심각한 사회의 구조적 문제”라며 “이는 결국 생산성을 약화시키고 전반적인 노동의 질을 저하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대졸 실업난의 원인은 “과잉 교육열로 인한 고학력자 공급과잉

이 신문은 “한국의 수백만에 이르는 대학 졸업생이 자신에게 어울리는 일자리를 찾지 못해 단순 노무직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한국 대학생들의 구직경쟁은 지나친 교육열로 인한 인적 자원의 공급과잉이 그 원인이며 이미 사회의 구조적 문제가 됐다 밝혔다.

지방대 졸업생 김광섭(29)씨는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기대했던 일을 찾는 것은 어렵다. 나는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하루 종일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있다”며 “지난 3월 다니던 작은 회사를 그만두고, 수십 곳의 회사에 이력서를 제출했지만, 연락 오는 곳은 한 군데도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회사를 중간에 그만둔 것을 후회하고 있으며, 취업시 나이 제한을 걱정하고 있었다. <한겨레>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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