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버스의 슈퍼 점보기 A380이 17일 간의 세계 일주 시험비행을 위해 13일 프랑스 남부 툴루즈 공항을 이륙하고 있다. 툴루즈/AP 연합
감원·공장매각 등 이어질 듯
최근 잇단 악재로 위기에 몰린 유럽 최대 항공사 에어버스가 경영수지 개선을 위해 아웃소싱을 늘리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영국의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는 13일(현지시각) 프랑스와 독일, 영국, 스페인 등 유럽 4개국의 합작 항공기 제작회사인 에어버스가 개발비용을 줄이기 위해 ‘A350XWB’ 항공기의 기체 제작 부문 35억달러 공정을 외부 업체에 하청을 맡길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보잉사의 ‘787 드림라이너’에 맞서 개발 중인 이 모델의 전체 개발비는 120억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웃소싱 확대에는 경영 위기에 몰린 에어버스 쪽에 추가 자금지원을 꺼리는 모기업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 경영진의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신문은 해석했다.
분석가들은 이번 결정이 정치·역사적인 이유로 보잉사에 비해 아웃소싱 비중이 매우 낮았던 이 회사의 문화에 상당한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내다봤다. 또 최고경영자인 루이 갈루아가 최근 제시한 비용 절감안을 놓고 이미 일자리 감축 우려가 나오고 있는 터여서, 이번 결정은 상당한 논쟁을 불러올 것 같다고 이 신문은 예상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아웃소싱 확대는 일자리 감축과 공장 폐쇄 및 매각 등으로 귀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골드만 삭스의 항공산업 전문 애널리리스인 새시 투사는 “에어버스는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갖기 위해 현재 유럽의 16개 공장 가운데 7개를 매각해야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회사는 또 달러 약세로 인한 경쟁력 쇠퇴를 반전시키기 위해 A350XWB 기종 제작 공정의 절반 이상을 유럽연합 바깥의 달러권역(달러가 주요준비통화인 국가들)으로 옮길 계획이라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에어버스는 ‘나는 궁전’으로 알려진 초대형 점보 제트기 ‘A380’의 납기가 세 차례 지연되면서 주문이 잇달아 취소된데다, 최근 프랑스 법원으로부터 항공사고 배상판결까지 받아 경영 위기에 처해 있다.
강성만 기자 sungm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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