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 사르코지,세골렌 루아얄,장 마리 르펜(왼쪽부터)
여당 유력후보 사르코지 출마선언
루아얄 42%, 사르코지 36%, 르펜 17% 순
루아얄 42%, 사르코지 36%, 르펜 17% 순
프랑스 대통령 선거가 사실상 시작됐다.
여당의 유력 대권주자 니콜라 사르코지(51) 내무장관이 30일 내년 대선 출마를 공식선언했다. 이미 강력한 경쟁 상대인 사회당은 26일 여성인 세골렌 루아얄(53)을 대선후보로 결정하고 첫 여성 대통령의 꿈을 키우고 있다.
사르코지 장관이 총재를 맡고 있는 중도 우파 성향의 대중운동연합(UMP)은 내년 1월14일 당 경선에서 대선 후보를 선출할 예정이다. 하지만 사르코지 장관 선출이 확정적이다. 그는 23일 공개된 BVA 여론조사에서 73%의 지지율로, 당내 경쟁자인 도미니크 드 빌팽 총리(5%)와 미셸 알리오-마리 국방장관(4%)을 크게 앞질렀다.
사르코지 장관은 30일 “프랑스를 다시 한번 세계의 모범으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승부는 만만치 않다. 23일 BVA 조사에서 42%의 지지율을 보이며, 최상의 대통령 후보로 꼽힌 것은 상대 루아얄이었다. 사르코지는 36%를 얻는 데 그쳤다. 2파전이 예상되지만, 지난 대선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극우정당 국민전선의 장 마리 르펜(78) 당수도 변수다. 그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17%의 지지율을 얻었다.
대선 구도는 좌우 이념 대결을 띨 것으로 보인다. 근로시간 문제만 봐도, 우파 대중운동연합은 주당 35시간 이상 근로제를 위한 법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사회당은 35시간제 적용범위의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사르코지는 “세계화에 적응”을 외치고 있는 데 비해, 사회당은 전력과 에너지 부문의 국유화을 주장한다. 특히 사르코지는 이민 및 청소년 범죄에 보수적인 목소리를 내왔다. 이 때문에 <아에프페>(AFP) 통신은 30일 “(사르코지가) 나라를 단결시키기보다는 분열시킬 것으로 (유권자들이) 생각하는 게 사르코지의 최대 약점이다”고 분석했다. 행정 경험 면에서는 재무, 내무장관 등의 굵직한 경험이 있는 사르코지가, 가족청소년 장관과 환경부 장관을 지낸 루아얄보다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르코지와 사이가 좋지 않은 시라크 대통령과 도미니크 드 빌팽 총리가 사르코지를 적극 지원할 것인가도 관심거리이다. 보수 남자 후보와 진보 여성 후보의 맞대결은 그 자체로 ‘세기의 흥행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대선은 내년 4월 22일 치러지며, 과반수 당선자가 없으면 5월 6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