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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통신원 리포트] ‘아가야, 조금만 늦게 나오렴’

등록 2006-12-27 18:36수정 2006-12-27 19:26

독일, 새해 출생아부터 지원금 확대
최고 월 220만원씩...출산 늦추기 바람
셋째 아이 출산을 앞둔 수잔네 오트(36·행정공무원)의 가족은 특별한 기대와 긴장 속에 연말을 보내고 있다. 수잔네의 출산 예정일은 올해 마지막날인 31일. 독일에서 출산 장려를 위해 새로 도입된 ‘부모지원금’ 혜택이 1월1일 0시부터 발효되기 때문이다.

수잔네는 31일 자정 이후에 출산을 한 뒤 집에서 아이를 돌보면, 세금을 뺀 현 월급의 67%, 매달 최고 1800유로(약 220만원)의 지원금을 12~14개월 받게 된다. 하지만 31일 자정 이전에 출산하면, 기존처럼 ‘자녀 양육지원금’을 2년간 월 최고 300유로 또는 1년간 월 최고 450유로까지만 받게 된다.

이렇게 지원금이 최고 네 배나 차이가 나는 탓에, 독일 임신부들은 31일 자정 전후의 출산을 ‘로또복권’에 당첨되느냐 아니냐로 여기고 있다. 출산이 임박한 임신부들은 과격한 운동이나 스트레스를 삼가며 출산을 늦추려 애쓰고 있다. 최근 주간 <슈피겔>은 산부인과마다 출산 지연법을 문의하는 전화가 몰려들고 있다고 전했다.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당연시되는 독일 풍토에서도 고학력 전문직 여성층의 출산율 저조현상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돼 왔다. 1970년대 중반부터 하향세인 출산율은 1.3%로, 현재 인구 8200만명은 2050년 6900만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독일 대연정이 부모지원금제라는 이런 강력한 출산장려책을 도입한 이유는 출산율 저하에 따른 연금재정 악화 등 악영향을 차단하고, 무엇보다도 독일 경제의 버팀목이 되는 인구의 감소를 막자는 데 있다.

내년부터 도입되는 부모지원금은 고학력 전문 맞벌이 부부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간다는 비판이 없진 않지만, 독일 정부는 새 제도 도입에 기대를 걸고 있다. 실제로 이 법의 모델이 된 스웨덴과 노르웨이의 경우, 월급의 80%까지 지원하면서 출산율을 높이는 데 일정한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슈투트가르트/한귀용 통신원 ariguiyong@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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