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결선투표율 83.97% 배경
35시간 노동제 쟁점 부각…반 사르코지 이민자 가세 한몫
프랑스 대선 결선의 투표율은 1차투표 때의 83.77%보다 높은 83.97%로 집계됐다. 내무부 최종 개표 결과, 니콜라 사르코지가 53.06%를 득표했고 세골렌 루아얄은 46.94%의 표를 얻었다.
이번 결선 투표율은 1988년 대선의 84.06% 이후 약 20년만에 최고 수준이다. 투표날이 화창한 일요일인데가 8일이 2차 세계대전 전승 기념 휴일이라서 징검다리 연휴인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으로 높았다. 선진국 유권자일수록 정치에 관심이 없다는 통념과는 전혀 다른 결과다.
노무현 후보와 이회창 후보와 맞붙어 온 나라가 들썩거리던 2002년 제16대 대통령 선거 투표율이 70.8%였던 것에 비춰봐도 프랑스 투표율이 얼마나 높은지 짐작할 수 있다. 프랑스 투표율은 영국, 미국의 투표율에 견줘봐도 돋보인다. 2005년 영국 총선 투표율이 61%였고, 2004년 미국 대선은 51.6%였다
높은 투표율의 배경에는 이번 대선이 좌파와 우파의 전형적 대결이란 점이 크게 작용했다. 7일 투표 당일 프랑스 곳곳의 투표소에는 아침 일찍부터 유권자들이 몰려들어 길게 줄을 섰다. 이들은 선거를 취재하는 기자들한테 저마다 지지 후보와 지지 이유를 명확히 밝히고 ‘프랑스가 좌파와 우파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2005년 파리 교외 폭력사태 때 자신들을 ‘폭도’라고 부른 사르코지에 반대하는 이민자들이 투표에 적극 참여한 점, 주 35시간 노동제 등 유권자의 이해에 직결된 쟁점이 많았다는 점이 꼽힌다.
프랑스 참여민주주의 열기는 지난달 22일 1차투표에서도 나타났다. 투표율 83.77%는 1차 투표 기준으로 1974년의 84.2% 이후 최고 수준이었다. 당시 프랑스 언론은 높은 투표율을 ‘민주주의 승리’로 평가했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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