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치러진 프랑스 대선은 좌우파의 치열한 격돌 끝에 우파의 승리로 끝났다. 양쪽 진영의 주요 인사들을 직접 만나 대선 승패의 원인과 프랑스의 변화 방향, 6월 총선의 전망 등을 들어봤다. “미국 아닌 프랑스식 자본주의 모델 따를것”
사르코지 당선자 외신담당 대변인
사르코지 당선자 외신담당 대변인
국민 대부분 35시간 노동 반대
노동유연화·성장지향정책 예고 -우파의 3연속 대선 승리는 어떻게 가능했나? =지난 40년 동안의 대선에서 좌파가 이긴 경우는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1981~1995) 때 두 번 뿐이다. 2단계로 나눠 치르는 대선투표의 특성에 비춰 결선에서 색깔이 다른 두 후보가 맞붙는 게 당연하다. 후보의 개인적 특성도 영향을 끼친다. 프랑스인들은 대부분 35시간노동 제도가 프랑스의 발전을 늦췄다고 생각한다. 프랑스인들은 지금 덜 일하면서 경제가 잘 돌아가기는 불가능하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유럽 전반이 우경화되는 것 아닌가? =일부 공통적인 경향을 볼 수 있다. 사회복지제도가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발상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경제성장을 통해 고용을 창출하고 빈곤과 부채를 줄일수록 사회문제를 더 쉽게 풀 수 있는 여건을 만들 수 있다는 자각이 공통으로 생기고 있다. -미국식 자본주의 모델을 따라가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프랑스식 모델은 미국식 모델과는 다르다. 첫째, 우파라도 사회보장제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의료보험, 퇴직 연금제도, 국가의 구호제도 등은 프랑스식 모델의 핵심이다. 우파는 사회복지제도를 좀 더 효율적으로 개혁하자고 주장한다. 둘째, 에너지·교통 등 공공 서비스는 유럽 다른 나라들에 비해서 훨씬 좋다. 셋째, 사르코지는 공공부채를 없애는 게 아니라, 사회보장제도나 현상유지를 위해 사용되면 줄이겠다고 했을 뿐이다. 이를 미국식 모델이라고 볼 수 있는가? 프, 우파도 사회복지 중요성 강조
친미 맞지만 대미관계 안바뀔것 -앞으로 프랑스는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경제성장 지향 정책, 노동시장의 유연화 등이 예고돼 있다. 사르코지가 친미성향이지만, 대미 관계는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사르코지는 중동·환경정책에서 미국과 견해가 다르다. 좌파에선 온건좌파로 여겨지는 도미니크 스트라우스 칸의 입지가 강화되는 등 개혁작업이 본격화할 것이다. -6월 총선 전망은? =우파가 총선에서도 이길 것이다. 전통적으로 대선 직후 총선이 있으면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이 총선에서 승리해 다수당을 이뤘다. 파리/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시장자유화 맞설 대안틀 호소력 잃어”
사회당 사무국장 겸 국제부장
사회당 사무국장 겸 국제부장
우경화 동·서 유럽 전역의 문제 -우파가 대선에서 세번 연속 승리했다. =지난 두차례 대선은 이번과 성격이 다르다. 1995년 대선은 14년 동안의 좌파 대통령 임기 뒤 치러졌다. 오랫동안 집권한 좌파의 정치적 무기력증을 지적한 자크 시라크 현 대통령의 전략이 유효했다. 2002년 대선은 시라크와 극우 국민전선의 장마리 르펜이 결선에서 맞붙은 반쪽만의 대선이었다. 이번 대선에서 유권자들이 2002년부터 집권해온 우파에 크게 만족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좌파는 우파 유권자의 눈에 너무 급진적으로 비쳤다. 좌파 정당들이 루아얄을 중심으로 뭉치지 못한 게 패배의 원인이다. -프랑스가 ‘우경화’하는 것 아닌가? =동의한다. 이번에 좌파는 시련을 겪었다. 사회당을 제외한 모든 좌파 후보의 표를 합쳐도 10%가 넘지 않는다. 공산당은 득표수를 보면, 정치적인 영향력을 거의 상실했다. 유럽의 많은 나라들에서 좌파는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2006년 9월 스웨덴, 최근 핀란드 총선에서도 좌파의 입지는 줄었다. 네덜란드와 이탈리아도 마찬가지고, 폴란드 같은 동유럽에서도 이런 현상이 목격된다. 독일에서도 우파인 기민당에 대한 지지도가 더 높다. 사르코지 미 모델 일부만 선택
좌파그룹 개혁·재구성 필요해 -왜 프랑스가 우경화하는가? =프랑스인들은 이 시장자유화 조처들이 경제적 어려움에 더 잘 대처할 수 있다고 보기 시작했다. 다른 대안적 틀들이 점점 호소력을 잃고 있다. 치안 문제에서 사르코지는 단순 강경정책으로 일관했다. 강경정책이 당장 효과를 보는 것은 자명하다. -프랑스에 미국적 사회모델이 도입되는 것 아닌가? =사르코지는 미국적인 모델에 호의적이므로, 일부를 프랑스에 도입할 것이다. 하지만 그는 다른 부분에 있어서는 지극히 프랑스적인 인물이다. 경영난에 허덕이던 굴지의 프랑스 기업 알스톰을 독일계 기업이 인수하는 것을 적극 막았다. 그의 보호무역적 성향을 보여준다. 그는 기회주의적 인물이다. 특정 이데올로기에 입각한 게 아니라, 그때그때 적합한 정책을 채택한다. -6월 총선 전망은? =대선 직후의 총선은 대통령이 속한 정당에게 유리하다. 우파가 총선에서도 승리할 것이다. 좌파의 목표는 우파의 예정된 승리를 최소화시키는 것이다. 좌파의 개혁이 필요하다. 크고 작은 좌파 그룹들을 어떻게 재구성하느냐가 중요하다. 파리/김순배 기자
“정부개입 정당성에 의문…시장의 손 들어주길 바라”
슈베이구스 파리대학 교수
슈베이구스 파리대학 교수
새 총리 피용 상원의원 유력
온건·합리적 성향…야당도 신뢰
프랑스 새 총리에 프랑수아 피용 상원의원이 유력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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