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프랑스 대통령선거 때 사회당 후보였던 세골렌 루아얄이 17일 프랑스 서부도시 멜에서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당수와 동거 결별을 공식 발표한 뒤 떠나고 있다. 멜/AFP 연합
사회당수 자리 놓고 다툴듯
25년 넘게 동거하던 전 프랑스 사회당 대통령 후보 세골렌 루아얄(53)과 프랑수아 올랑드(52) 사회당 당수가 헤어졌다. 루아얄은 17일 사회당이 총선에서 예상보다 선전했다는 결과가 나온 뒤, 곧바로 결별을 공식 발표했다.
결별을 발표한 뒤 루아얄은 “우리는 좋은 관계였으며, 여전히 서로 대화하며 존경한다”며 올랑드가 행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루아얄은 20일 출간되는 책에서 “그동안 신문 등에서 자세히 보도됐던 올랑드의 애정행각을 들어 그에게 집을 떠나라고 요구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올랑드는 18일 라디오방송 인터뷰에서 “결별은 개인적 문제이며, 정치적 중요성은 없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78년 프랑스 엘리트 관료 양성학교인 국립행정학교에서 동기생으로 만나 서로 공유했던 ‘좌파적 이상주의’에 끌렸다. 이들은 결혼을 하지 않고 동거하면서 네 자녀를 뒀다. 두 사람은 ‘프랑스에서 가장 힘세고 중요한 커플’로 불려왔다. 그렇지만 세금, 중도파와 연대 문제 등에서 정치적 견해가 달라 갈등을 겪었다. 지난 5월 프랑스 대선 때 불화설이 나돌자, 루아얄은 “타이티에서 낭만적 결혼식을 올릴 계획을 의논하고 있다”며 파경설을 강력히 부인했다.
영국 <가디언> 인터넷판은 18일 ‘루아얄과 올랑드, 잔치는 끝났다’는 기사에서 “루아얄이 올랑드 후임 당수 자리를 차지하려고 싸울 것”이라고 보도했다. 루아얄은 사회당원들이 자신의 개혁 프로그램을 받아들여준다면, 올랑드가 당수 자리에서 물러난 뒤 그 자리를 맡겠다고 공언해왔다. 올랑드 당수 임기는 내년 가을까지지만 올해 안에 물러날 가능성이 높다.
한편, 로랑 파비우스 전 사회당 총리는 “두 사람의 결별은 당과는 무관한 개인적 결정”이라고 말했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