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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나치 겨누다 테러리스트 손으로

등록 2007-07-06 21:08수정 2007-07-06 23:48

AK-47 소총
AK-47 소총
옛소련 자동소총 ‘AK-47’ 개발 60년
구조 간단 대량생산 용이…중고는 닭 한마리 값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1년, 옛 소련군 탱크부대 하사관으로 나치 독일과 싸우다 부상당한 미하일 칼라시니코프(21)는 요양중 자동소총 개발에 몰두했다. ‘나치 침략에 맞서 조국을 지키겠다’는 사명감에 불탄 칼라시니코프는 마침내 자동소총 개발에 성공했고, 이 소총은 소련군 개인화기로 채택됐다. 이 소총이 AK-47이다. AK-47의 A는 자동소총, K는 개발자 칼라시니코프, 47은 소총 개발이 완료돼 소련군 개인화기로 채택된 해를 뜻한다.

AK-47는 전세계 소총 시장의 80%를 차지하며 전세계에 1억정이 넘게 돌아다닌다.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은 메시지를 담은 비디오를 녹화할 때 옆에 AK-47을 세워둔다. 아프리카 모잠비크의 국기에는 국방을 상징하는 AK-47이 들어 있다.

AK-47 소총을 만든 미하일 칼라시니코프가 6일 러시아 모스크바의 러시아 공군 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소총 발명 60돌 기념식’에 참석해 총을 들어 보이고 있다. AP 연합
AK-47 소총을 만든 미하일 칼라시니코프가 6일 러시아 모스크바의 러시아 공군 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소총 발명 60돌 기념식’에 참석해 총을 들어 보이고 있다. AP 연합

AK-47이 전세계 분쟁지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무기가 된 비결은 단순함과 튼튼함, 높은 명중률이다. 구조가 단순해서 사용하기 쉽고 싼값에 대량생산할 수 있다. 분쟁지에서 중고 AK-47은 ‘닭 한마리 값’에 유통되며, 미국돈 20~30달러에 암거래된다. 워낙 튼튼해서 정글, 사막, 눈, 비 등 악조건에도 좀체로 고장나지 않았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해 11월26일 “이라크에서 미국이 그토록 찾던 대량살상무기(WMD)가 나왔다. 미군 병사의 목숨을 앗아간 WMD는 낡은 AK-47 소총이었다.”고 보도했다. 이 총에 맞아 전세계에서 해마다 25만명이 숨지는 것으로 추산된다.

칼라시니코프는 야전병원에 후송된 소련군 병사들이 “우리도 독일군 기관단총 MP40처럼 좋은 총이 있었으면…”하는 한탄을 듣고 소총 개발에 나섰다고 회고한 바 있다. 그러나 그는 지난해 6월 국제 총기확산방지회의를 앞두고 “조국을 지키기 위해 만든 내 총을 갱과 테러리스트가 쥐고 있는 텔레비전 화면을 보면 가슴 아프다”며 테러의 상징처럼 된 AK-47에 대한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5일로 AK-47 완제품이 세상에 나온지 60년이 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열린 AK-47 개발 60주년 기념식에서 “유명한 칼라시니코프 소총은 대담한 발명 정신 뿐아니라 우리 국민들의 재능, 창조적 천재성의 상징이 됐다”고 치하했다. AK-47이 식민지해방전쟁에도, 민간인에 대한 테러에도 사용되긴 했지만, 세계에서 으뜸가는 소총이며 러시아의 힘과 안보의 상징이란 점은 분명하다는 자부심의 표현이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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