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정치 일정
푸틴, ‘비정치인’ 추코프 총리 전격지명
후계구도 안갯속 레임덕 늦추기
야당 “임기뒤도 통치 속셈” 제기 12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단행한 내각 개편의 배경을 둘러싸고 다양한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러시아 전문가들조차 ‘미스터리’라며 의아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이 이날 새 총리로 지명한 빅토르 추코프 러시아 연방 재정감시국장에 대한 두마(하원)의 인준 절차는 14일 진행될 예정이다. 두마 의석의 3분의 2 이상을 친 크레믈계 정당들이 확보해 총리 임명 동의안은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조차 이번 내각 개편에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것은 새 총리가 너무도 ‘의외의 인물’이기 때문이다. 유력 대선 후보로 꼽히는 세르게이 이바노프와 드미트리 메드베제프 제1부총리 가운데 한명이 총리가 될 것으로 예상했던 서방 언론이나 전문가들의 관측은 완전히 빗나갔다. 전문가들은 애초 내각 개편 시점이 연말 총선과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푸틴의 전례’가 되풀이되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푸틴은 1999년 보리스 옐친 대통령에 의해 총리로 지명되고 4개월 보름 뒤에 대통령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대선을 5개월여 앞두고 총리에 지명된 추코프는 일반 국민들에게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다. 90년대 상트 페테르부르크시 정부에서 푸틴 대통령과 함께 근무한 인연을 바탕으로 오랜 친분 관계를 유지해왔을 따름이다. 그는 66살의 고령인데다, ‘대권’을 언급한 적도 없다.‘정치인’이라기보다는 연방 세금부 차관, 연방 재정부 제1차관 등을 지낸 재정·금융 분야의‘전문관료’라는 게 대체적 분석이다. 이 때문에 이번 개편에 깔린 푸틴 대통령의 정치적 의도가 무엇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한층 커지고 있다. 러시아 두뇌집단인 인뎀의 유리 코르군유크 연구원은 “푸틴 대통령은 레임덕이 찾아오는 시기를 최대한 늦추려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푸틴 대통령은 겉으로 의미없어 보이는 이번 결정에 대한 대선 후보군들의 반응을 면밀하게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푸틴 대통령은 지난주 아랍에미리트연합을 방문한 자리에서 “프로 하키 선수처럼 임기말 직전까지 열정적으로 일을 해나갈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야당에선 헌법상 3선 연임이 금지된 푸틴 대통령이 정치적 야망이 없는 추코프 총리를 일단 대통령에 당선시킨 뒤, 2012년 다시 대통령으로 복귀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하고 의심하고 있다. 야당의 그리고리 야프린스키 의원은 “이번 개각은 공식 임기 이후에도 푸틴의 지배를 계속하려는 것”이라며 음모론을 제기했다. 현재 푸틴 대통령의 지지율은 70~80%에 이른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야당 “임기뒤도 통치 속셈” 제기 12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단행한 내각 개편의 배경을 둘러싸고 다양한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러시아 전문가들조차 ‘미스터리’라며 의아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이 이날 새 총리로 지명한 빅토르 추코프 러시아 연방 재정감시국장에 대한 두마(하원)의 인준 절차는 14일 진행될 예정이다. 두마 의석의 3분의 2 이상을 친 크레믈계 정당들이 확보해 총리 임명 동의안은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조차 이번 내각 개편에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것은 새 총리가 너무도 ‘의외의 인물’이기 때문이다. 유력 대선 후보로 꼽히는 세르게이 이바노프와 드미트리 메드베제프 제1부총리 가운데 한명이 총리가 될 것으로 예상했던 서방 언론이나 전문가들의 관측은 완전히 빗나갔다. 전문가들은 애초 내각 개편 시점이 연말 총선과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푸틴의 전례’가 되풀이되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푸틴은 1999년 보리스 옐친 대통령에 의해 총리로 지명되고 4개월 보름 뒤에 대통령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대선을 5개월여 앞두고 총리에 지명된 추코프는 일반 국민들에게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다. 90년대 상트 페테르부르크시 정부에서 푸틴 대통령과 함께 근무한 인연을 바탕으로 오랜 친분 관계를 유지해왔을 따름이다. 그는 66살의 고령인데다, ‘대권’을 언급한 적도 없다.‘정치인’이라기보다는 연방 세금부 차관, 연방 재정부 제1차관 등을 지낸 재정·금융 분야의‘전문관료’라는 게 대체적 분석이다. 이 때문에 이번 개편에 깔린 푸틴 대통령의 정치적 의도가 무엇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한층 커지고 있다. 러시아 두뇌집단인 인뎀의 유리 코르군유크 연구원은 “푸틴 대통령은 레임덕이 찾아오는 시기를 최대한 늦추려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푸틴 대통령은 겉으로 의미없어 보이는 이번 결정에 대한 대선 후보군들의 반응을 면밀하게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푸틴 대통령은 지난주 아랍에미리트연합을 방문한 자리에서 “프로 하키 선수처럼 임기말 직전까지 열정적으로 일을 해나갈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야당에선 헌법상 3선 연임이 금지된 푸틴 대통령이 정치적 야망이 없는 추코프 총리를 일단 대통령에 당선시킨 뒤, 2012년 다시 대통령으로 복귀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하고 의심하고 있다. 야당의 그리고리 야프린스키 의원은 “이번 개각은 공식 임기 이후에도 푸틴의 지배를 계속하려는 것”이라며 음모론을 제기했다. 현재 푸틴 대통령의 지지율은 70~80%에 이른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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