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베네딕토 16세
“종교가 증오의 수레바퀴가 돼서는 안된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21일 교황 베네딕토 16세(사진)가 세계 종교지도자들을 접견한 자리에서 ‘폭력과 분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종교인의 역할’을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이탈리아 나폴리에서는 21일부터 로마 가톨릭 운동단체인 상테지디오 주최로, 기독교와 이슬람교, 유대교, 그리스정교회 등 세계 주요 종교의 지도자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종파를 초월한 연례 ‘평화 정상 회의’가 열렸다. 베네딕토 16세는 이 회의에 공식적으로 참석하지는 않았지만, 이날 오전 주요 종교지도자들과 오찬을 함께 했다.
교황은 접견에서 종교인들에 대해 “다양한 종교 간 차이를 존중함으로써 평화와 화해를 위해 일하도록 소명을 부여받았다”며 사명감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신의 이름으로 정당화되는 각종 폭력과 분쟁으로 찢겨진 세계에 맞서 종교가 증오의 도구가 될 수 없음을 거듭 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황은 가톨릭 교회에 대해서도 “문화적 차이를 중재하기 위한 대화를 위해 계속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가톨릭만이 유일하고 진실된 믿음이라는 가톨릭의 전통적인 교리를 교황이 양보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비비시〉는 전했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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