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2월 총선과 내년 3월 대선이 예정된 러시아에서 식료품 가격이 치솟고 있다. 푸틴 정부는 식료품 생산업자와 유통상인들에게 가격 동결을 유도하는 등, 선거를 앞두고 민심 이반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모스크바타임스〉는 23일 정부와 식료품 사업자들이 며칠 안에 일부 기초 식료품 가격을 동결하는 협약에 서명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가격 동결 항목엔 빵과 우유, 설탕, 치즈, 식용유 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으며, 동결 기간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에서 우유 등 낙농 제품의 가격은 9월 한달 동안에만 9.4%나 올랐다. 한달동안 요리용 기름도 13% 안팎까지 급등했다. 몇몇 지역에선 빵값이 50%나 뛰기도 했다. 이대로 간다면 연금생활자들과 저소득층의 불만이 쌓여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는 푸틴의 인기도 위협을 받거니와, 투표소의 민심이 어디로 튈지 예측할 수 없는 형편이다.
러시아 물가 상승은 주요 식량 수출국의 흉작과 바이오 연료의 수요 증가 등 국제적인 요인도 있지만, 담합과 중개상인들의 ‘장난’을 막지 못하는 취약한 시장경제 시스템 때문이라고 〈에이피)(AP) 통신은 분석했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