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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러시아판 살인의 추억’ 범인에 ‘유죄’

등록 2007-10-25 20:16

알렉산더 피추시킨
알렉산더 피추시킨
경찰 허술한 수사로 14년간 48명 살해당해
“첫 살인은 첫사랑 같아” 뻔뻔…종신형 전망
48명을 살해한 것으로 밝혀진 희대의 러시아 연쇄 살인범에 유죄 평결이 내려졌다. 이번 재판 과정에선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사실들도 상세하게 드러났다.

모스크바 법원의 배심원단은 25일 92년부터 2006년까지 48건의 살인과 3건의 살인 미수 혐의로 체포된 알렉산더 피추시킨(33·사진)에게 만장일치로 유죄 평결을 내렸다. 러시아는 96년부터 사형 판결·집행을 유예하고 있어, 피추시킨에겐 종신형 선고가 내려질 전망이라고 〈모스크바타임스〉는 전했다.

재판 과정에선 모스크바 경찰당국이 피추시킨의 광란 행각을 막을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2002년 2월 피추시킨은 남자 친구와 결별 위기로 지하철 근처에서 방황하던 마리아 비리체바(24)를 만났다. 피추시킨은 고급 밀수 카메라 상자들을 옮기는 것을 도와주면 절반을 떼주겠다며 비리체바를 콘크리트 하수관 근처로 끌고 갔다. 목적지에 이르자 그는 “목욕이나 하라”며 비리체바를 8m 아래의 하수관으로 밀어넣었다. 하수에 쓸려 내려가다 맨홀 근처에서 행인의 도움으로 운좋게 살아난 비리체바는 경찰에 신고했다. 그러나 경찰관은 비리체바 자신의 잘못으로 하수관에 떨어졌다는 내용의 진술서에 서명하라고 강요했다.

피추시킨의 첫 살인 과정도 밝혀졌다. 피추시킨은 18살 때 급우인 오데이추크를 으슥한 숲으로 유인해 목졸라 죽인 뒤 하수구에 버렸다. 그는 법정에서 “첫번째 살인은 첫사랑과 같아, 결코 잊을 수 없다”는 등 뻔뻔한 태도를 보였다.

그의 체포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것은 마지막 피해자이자 피추시킨이 일했던 수퍼마켓의 동료 여직원인 마리나 모스칼레바(36)의 메모였다. 모스칼레바는 아들에게 남긴 메모에서 “피추시킨과 산책을 나간다”며 피추시킨의 휴대전화 번호를 남겨놓았다. 또 피해자의 코트에서 날짜와 시간이 찍힌 지하철표가 발견됐으며, 피추시킨과 걸어가는 장면이 감시카메라에 포착됐다. 피추시킨은 모스칼레바의 주검이 발견된 2006년 6월14일로부터 이틀 만에 붙잡혔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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