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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그루지야 ‘비상사태 선포’ 반정부시위 무력진압

등록 2007-11-08 20:04수정 2007-11-08 20:07

반정부 시위가 잇따르고 있는 그루지야의 수도 트빌리시에서 폭동진압 경찰이 7일 국가비상사태 선포에 앞서 의사당 앞에서 시위대 한명을 끌고가고 있다. 트빌리시/AP 연합
반정부 시위가 잇따르고 있는 그루지야의 수도 트빌리시에서 폭동진압 경찰이 7일 국가비상사태 선포에 앞서 의사당 앞에서 시위대 한명을 끌고가고 있다. 트빌리시/AP 연합
‘무혈’ 장미혁명 4년 만에…
“사카쉬빌리 대통령 퇴진하라”
사상 최대규모 5만명 거리로
경찰-시위대 충돌 500명 다쳐

그루지야에서 권력 남용과 빈부 격차 등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자, 미하일 사카쉬빌리 대통령이 7일 전국에 보름 동안의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그루지야는 2003년 11월 무혈 시민혁명인 ‘장미 혁명’으로, 옛 소련 소속 공화국들이 친서방 국가로 돌아섰던 ‘색깔 혁명’을 주도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시민혁명의 빛이 바랬다는 평가다.

사카쉬빌리 대통령은 7일 밤 수도 트빌리시에 48시간 비상사태를 선포한 뒤, 곧이어 비상사태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비상사태 기간 동안 그루지야에서는 모든 거리 시위가 금지되며, 국영 <퍼블릭텔레비전>을 제외하곤 모든 방송국의 뉴스 방영도 중지됐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8일 보도했다.

지난 2일부터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며 트빌리시를 중심으로 시작된 시위는 7일 5만명을 넘겨, 장미 혁명 이후 최대 규모를 보였다. 그루지야 정부는 이날 최초로 폭동 진압 경찰을 투입해,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로 500여명이 다쳤다. 특수 부대가 야권 성향의 이메디 텔레비전 방송국에 진입해 방송 장비와 휴대전화들을 부수고, 직원들의 머리에 총기를 들이댔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그루지야 현황
그루지야 현황
이번 시위는 표면적으로는 사카쉬빌리와 그의 정적인 이라클리 오크루아슈빌리 전 국방장관 간의 갈등이 발단이 됐다. 오크루아슈빌리는 지난 9월 말 사카쉬빌리 대통령이 유력 기업인을 살해할 음모를 꾸몄다며 새 야당 결성을 발표했다. 정부는 그를 직권남용과 돈세탁 혐의로 구속했다. 오크루아슈빌리가 지난달 31일 보석으로 풀려나온 뒤 강제출국 당하자, 10개 야당연합은 본격적인 투쟁을 선언했다.

사카슈빌리는 지난해 말, 내년 봄으로 예정된 총선을 가을로 연기해 야권의 반발을 초래했다. 내년 봄 대선을 치르는 러시아가 그루지야 안에 소요를 유도할 수 있으며, 아울러 대통령(임기 5년)과 국회의원(임기 4년) 선거시기를 맞춘다는 명목이었다. 야당은 집중적인 선거 운동을 펼치기 위한 책략이라며, “과거 공산 정권보다 나을 게 없는 권력 독주”라고 비판해왔다. 높은 실업률과 빈부 격차로 일반 국민의 생활고는 장미 혁명 이후 거의 나아진 게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카쉬빌리는 “(러시아가 배후에 있다는) 구체적인 증거를 확보하고 있다”며 그루지야 주재 러시아 외교관 3명을 추방하고 러시아 주재 자국 대사를 불러들였다. 러시아 외무장관은 ‘반 러시아 신경증’이라며 일축해, 두 나라의 갈등 관계는 더욱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루지야는 러시아로부터 멀어져 지금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유럽연합 가입을 추진하며 미국의 동맹국이 됐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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