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정부 시위가 잇따르고 있는 그루지야의 수도 트빌리시에서 폭동진압 경찰이 7일 국가비상사태 선포에 앞서 의사당 앞에서 시위대 한명을 끌고가고 있다. 트빌리시/AP 연합
‘무혈’ 장미혁명 4년 만에…
“사카쉬빌리 대통령 퇴진하라”
사상 최대규모 5만명 거리로
경찰-시위대 충돌 500명 다쳐 그루지야에서 권력 남용과 빈부 격차 등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자, 미하일 사카쉬빌리 대통령이 7일 전국에 보름 동안의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그루지야는 2003년 11월 무혈 시민혁명인 ‘장미 혁명’으로, 옛 소련 소속 공화국들이 친서방 국가로 돌아섰던 ‘색깔 혁명’을 주도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시민혁명의 빛이 바랬다는 평가다. 사카쉬빌리 대통령은 7일 밤 수도 트빌리시에 48시간 비상사태를 선포한 뒤, 곧이어 비상사태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비상사태 기간 동안 그루지야에서는 모든 거리 시위가 금지되며, 국영 <퍼블릭텔레비전>을 제외하곤 모든 방송국의 뉴스 방영도 중지됐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8일 보도했다. 지난 2일부터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며 트빌리시를 중심으로 시작된 시위는 7일 5만명을 넘겨, 장미 혁명 이후 최대 규모를 보였다. 그루지야 정부는 이날 최초로 폭동 진압 경찰을 투입해,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로 500여명이 다쳤다. 특수 부대가 야권 성향의 이메디 텔레비전 방송국에 진입해 방송 장비와 휴대전화들을 부수고, 직원들의 머리에 총기를 들이댔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이번 시위는 표면적으로는 사카쉬빌리와 그의 정적인 이라클리 오크루아슈빌리 전 국방장관 간의 갈등이 발단이 됐다. 오크루아슈빌리는 지난 9월 말 사카쉬빌리 대통령이 유력 기업인을 살해할 음모를 꾸몄다며 새 야당 결성을 발표했다. 정부는 그를 직권남용과 돈세탁 혐의로 구속했다. 오크루아슈빌리가 지난달 31일 보석으로 풀려나온 뒤 강제출국 당하자, 10개 야당연합은 본격적인 투쟁을 선언했다.
사카슈빌리는 지난해 말, 내년 봄으로 예정된 총선을 가을로 연기해 야권의 반발을 초래했다. 내년 봄 대선을 치르는 러시아가 그루지야 안에 소요를 유도할 수 있으며, 아울러 대통령(임기 5년)과 국회의원(임기 4년) 선거시기를 맞춘다는 명목이었다. 야당은 집중적인 선거 운동을 펼치기 위한 책략이라며, “과거 공산 정권보다 나을 게 없는 권력 독주”라고 비판해왔다. 높은 실업률과 빈부 격차로 일반 국민의 생활고는 장미 혁명 이후 거의 나아진 게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카쉬빌리는 “(러시아가 배후에 있다는) 구체적인 증거를 확보하고 있다”며 그루지야 주재 러시아 외교관 3명을 추방하고 러시아 주재 자국 대사를 불러들였다. 러시아 외무장관은 ‘반 러시아 신경증’이라며 일축해, 두 나라의 갈등 관계는 더욱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루지야는 러시아로부터 멀어져 지금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유럽연합 가입을 추진하며 미국의 동맹국이 됐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사상 최대규모 5만명 거리로
경찰-시위대 충돌 500명 다쳐 그루지야에서 권력 남용과 빈부 격차 등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자, 미하일 사카쉬빌리 대통령이 7일 전국에 보름 동안의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그루지야는 2003년 11월 무혈 시민혁명인 ‘장미 혁명’으로, 옛 소련 소속 공화국들이 친서방 국가로 돌아섰던 ‘색깔 혁명’을 주도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시민혁명의 빛이 바랬다는 평가다. 사카쉬빌리 대통령은 7일 밤 수도 트빌리시에 48시간 비상사태를 선포한 뒤, 곧이어 비상사태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비상사태 기간 동안 그루지야에서는 모든 거리 시위가 금지되며, 국영 <퍼블릭텔레비전>을 제외하곤 모든 방송국의 뉴스 방영도 중지됐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8일 보도했다. 지난 2일부터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며 트빌리시를 중심으로 시작된 시위는 7일 5만명을 넘겨, 장미 혁명 이후 최대 규모를 보였다. 그루지야 정부는 이날 최초로 폭동 진압 경찰을 투입해,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로 500여명이 다쳤다. 특수 부대가 야권 성향의 이메디 텔레비전 방송국에 진입해 방송 장비와 휴대전화들을 부수고, 직원들의 머리에 총기를 들이댔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그루지야 현황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