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국가 두마(하원) 선거가 치러진 2일, 비상대책부 소속 군인들이 남부 도시 로스토프온돈의 한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뒤 밖으로 나오고 있다. 로스토프온돈/AP 연합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끄는 통합러시아당의 압승이 예상되는 가운데, 450석의 주인을 가리는 국가두마(하원) 선거가 2일 치러졌다.
전국 9만5천여 투표소에서 시간대에 따라 순차적으로 실시되는 이번 선거에서 여야의 대결은 의미가 없어진 지 오래됐다. 지금까지 여론조사에서 여당인 통합러시아당이 줄곧 60~70%의 지지율을 보였기 때문이다. 여당이 내부적인 목표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80%의 득표율을 올릴 수 있을지가 오히려 관전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또 총선 이후 3선 연임이 금지된 푸틴이 후계구도를 비롯한 향후 권력 유지를 위한 행보를 어떻게 펼칠지도 관심거리다. 러시아통합당의 비례대표 1번으로 나온 푸틴은 당선이 확실시 돼, 내년 5월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도 총리직 수행을 통한 자신의 영향력은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여당 득표율에 따라서는 푸틴이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일각에서 제기하는 것처럼 ‘대통령직 조기 사퇴 뒤 차기 대선 출마’ 등의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한편 45만명의 경찰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비상근무에 들어갔으며, 해외에서 초청된 336명의 선거감시단원이 주요 투표장에서 선거감시활동을 펼쳤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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