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유럽

이탈리아 중도좌파 연정 깨지나

등록 2008-01-23 19:41

실각위기 총리, 신임투표 제안
상원 통과 불투명해 혼란 지속
실각 위기에 놓인 로마노 프로디 이탈리아 총리가 승부수를 던졌다. 프로디 총리는 22일 “의원들만이 정권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다”며, 집권 연정에 대한 상·하원의 신임투표를 제안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프로디 총리가 20달 동안 이끌어온 중도좌파 연립정부는, 부패 혐의를 받은 클레멘테 마스텔라 법무장관이 지난주 사임하면서 좌초 위기에 내몰렸다. 기민당(UDEUR)을 이끌고 있는 마스텔라 전 장관은 사임 뒤, 전격적으로 “프로디 총리 지지를 접고, 기민당의 연정 참여를 철회한다”고 선언했다. 그는 이어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지휘하는 야당 세력에 동참해, 조기 총선 요구에 힘을 싣고 나섰다.

하지만 연정을 지지하던 마스텔라 장관이 분명한 이유를 밝히지 않고 갑작스레 탈퇴를 선언해, ‘민감한’ 추측마저 나온다. 현지 일간 <라스탐파>는 그의 연정 탈퇴에 바티칸(교황청)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프로디 정부가 동성애·낙태 등 문제에서 진보적 모습을 보이면서 교황청과 대립한 게 이유라는 것이다. 공산당의 프랑코 지오다노 의원은 “마스텔라는 바티칸의 확성기”라며 “그의 태도 변경은 (바티칸의) 지시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기민당 의석의 비율은 1.4%에 지나지 않는다. 프로디 정부는 하원에선 기민당이 이탈하더라도 여전히 넉넉한 다수당이다. 그러나 상원에선 과반에 2석이 못미친다. 이 때문에 24일 상원의 신임 투표는 낙관하기 어렵다. 결국 선출직이 아닌 까닭에 비교적 정치적 이해관계에서 자유로운 종신의원 7명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연정의 미래가 달려 있다. 최근 몇 차례 투표에서 이들 가운데 다수는 프로디를 지지했다.

프로디가 신임투표의 관문을 통과한다 하더라도, 여야 대치가 심각한 상태여서 연정이 오래 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조르지오 나폴리타노 대통령이 과도정부 구성, 총선 실시 등의 새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프로디 정부 붕괴 이후 집권이 유력한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에 대한 중도좌파 세력의 반대가 만만찮다. 또 대통령 스스로도 선거법 개정 전에는 선거를 치르지 않겠다고 선언해 왔다. 이 때문에 이탈리아 정국 혼란이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