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중도우파연합을 이끌고 있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과도정부 수립을 거부하면서, 4월에 조기총선이 실시될 전망이다.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은 조르지오 나폴리타니 대통령이 중도우파연합으로부터 선거법 개정을 위한 연정 구성작업에 대한 동의를 얻는 데 실패해, 올 봄 조기총선이 확실시된다고 4일 보도했다.
나폴리타니 대통령으로부터 연정 구성 위임을 받은 프랑코 마리니 상원의장은 이날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와 회담했지만, 베를루스코니는 선거법 개정을 위한 과도정부 구성이 “비현실적이고 공상적”이라며 거부했다. 그는 “총선 이후 선거법 개정 협상에 나설 용의가 있다”며 “즉각적인 선거”를 촉구했다. 통신은 과도 정부 수립이 무산되면서 오는 6일 의회 해산 뒤, 4월께 조기총선이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동안 집권 중도좌파연합은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 재임 때 제정된 현행 선거법이 군소정당의 난립을 불러, 정국 불안정의 주요 원인이 됐다며 선거법 개정을 위한 과도정부 수립을 주장해왔다. 중도좌파연합을 이끈 로마노 프로디 전 총리가 몰락한 것도 상원 의석이 3석에 불과한 기독민주당이 연정을 탈퇴한 뒤, 신임투표에서 패배했기 때문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중도좌파연합을 10%포인트 이상 앞서는 중도우파연합은 조기총선을 고집해왔다. 이번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 베를루스코니는 3번째 총리직에 오르게 된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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