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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러시아, 압하지야에 병력 증파…그루지야 “침략”

등록 2008-05-02 19:40수정 2008-05-03 00:29

러시아-그루지야 갈등
러시아-그루지야 갈등
“분리독립 선동말라” 강력 반발…무력충돌 위기
“나토·에너지 문제 감안 전면전 안할것 ” 분석도
옛 소련에서 독립한 그루지야와 러시아의 무력 충돌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러시아가 최근 그루지야로부터 분리·독립을 추진하는 압하지야에 군대를 증파한 게 발단이다. 그루지야가 영토침범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1990년대 초반 이 지역을 불바다로 만들었던 내전이 재연될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온다.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은 1일 국방부 관계자의 말을 따, 추가 파병된 러시아군이 압하지야에 도착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추가 파병 규모는 3천명 미만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달 29일 그루지야의 군사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압하지야와 남오세티야 등에 평화유지군 추가 파병이 불가피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데이비드 바크라드제 그루지야 외무장관은 “러시아의 압하지야 병력 증강에 극도로 우려하고 있다”며 “국제법은 주권국의 동의없는 병력 파견을 명백한 침략행위로 규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라도 구르게니제 그루지야 총리도 “지금부터 압하지야와 남오세티야에 들어오는 어떠한 병력도 불법 침략자로 간주될 것이며 모든 책임은 월경하는 쪽에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와 그루지야의 마찰은 1991년 옛 소련 붕괴 뒤, 인구 70% 이상이 러시아계인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가 그루지야에 편입되며 시작됐다. 그루지야 정부가 두 지역에 그루지야인 이주 정책을 펴면서 민족 갈등이 증폭됐다. 두 자치공화국이 1991, 92년에 각각 독립을 선언하며 그루지야는 내전에 휩싸였다. 내전은 러시아의 개입으로 중단됐지만, 러시아 주도의 평화유지군 3천여명이 이 지역에 주둔해 중립성 시비가 끊이지 않았다.

2004년 ‘장미혁명’으로 집권한 친서방적인 미하일 사카슈빌리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유럽연합(EU) 가입을 추진해 러시아의 심기를 한층 불편하게 했다. 지난 2월 국제사회의 코소보 독립 승인은 이런 해묵은 갈등에 기름을 부었다. 코소보 독립 승인에 힘받은 압하지야와 남오세티야가 독립 요구에 나섰다가 희망이 좌절된 이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들과의 협력 강화를 지시했다. 이에 그루지야는 거세게 반발했고, 그 와중에 압하지야 상공을 정찰하던 그루지야 무인정찰기가 격추되는 일까지 벌어져 군사적 충돌 우려를 키웠다.

양국의 호전적 발언으로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나, 전면전으로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비비시>(BBC) 방송은 그루지야를 후원할 나토 회원국들이 이 지역 분쟁과 거리를 두길 원하고 있으며, 그루지야도 내전으로 나토 가입의 기회를 놓치려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러시아도 카스피해 연안의 에너지 이해가 걸려 있는데다, 체첸사태 이후 큰 비용이 소모되는 전쟁을 치르길 원치 않고 있다고 방송은 분석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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