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잡아가라!” 프랑스에서 광고 간판을 거부하는 이들이 수사기관에 자신을 사법처리하라고 나서고 있다. 이들은 한달에 한번 꼴로 나타나 거리 곳곳에 있는 광고판에 스프레이를 뿌리며 낙서를 한다. 특히 이들은 낙서를 하기 전에 경찰에 먼저 신고를 해서 자신을 잡아가달라고 하고 있다. 물론, 이들은 법정에 서는 것도 ‘간절히’ 바란다.
이 시위에 참여하고 있는 아더 루츠는 15일 <비비시>(BBC)에 “우리는 공개적이고 상징적인 수단으로 법을 어기고 있다”고 말했다. 루츠는 “공공 장소에서 광고 간판을 없애도록 하는 법이 만들어져야 한다”며 “이를 위해 우리 사회에서 광고가 있어야 할 자리에 관한 논쟁을 촉발시키기 위해 시위에 나섰다”고 밝혔다.
광고를 싣는 다른 많은 매체들과 달리, 거리의 광고판은 피해갈 수 없다는 것이 이들의 항의 이유이다. 루츠는 “텔레비전에 나오는 광고는 채널을 돌리면 보지 않을 수 있고, 잡지의 경우도 광고가 없는 잡지를 구입하면 되지만 공공 장소에 있는 간판은 피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낙서운동’에 돌입한 이들을 현장에서 체포하지만, 대체로 이들에게 상징적으로 1유로(1600원) 정도의 벌금만 물리고 있다. 이들은 “얼마나 중요한 논쟁인지 많은 사람들이 알아야 한다”며 수사기관의 미약한 처벌에 불만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광고 간판은 우리가 필요로 하지 않았던 것을 사게 만들어 사람들의 빚을 늘리고 건강을 해치며, 더 나아가 환경도 망친다”고 주장했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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