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도반 카라지치(사진·63)
카라지치는 누구
21일 체포된 라도반 카라지치(사진·63) 는 보스니아 내전 전범 용의자로 ‘1급 지명수배자’였다. 수만명을 집단학살했다는 혐의를 받는 그의 삶엔 줄곧 강한 우익 민족주의의 그림자가 드리워져있었다.
보스니아 세르비아계의 정치지도자인 카라지치는 1945년 몬테네그로 지방의 농가에서 태어났다. 사라예보 의대를 졸업한 카라지치는 정신과 의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시를 쓰는 데 몰두하기도 한 그는 민족주의 성향의 세르비아 작가 도브리차 초시치의 강한 영향을 받았다. 훗날 초시치는 카라지치의 정계 진출을 권유했다.
카라지치는 세르비아계 사이에선 영웅으로 대접받는다. 그는 89년 민족주의 성향의 세르비아민주당(SDS) 창당에 참여해, 훗날 당수로 취임하면서 주도적으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지역 세르비아계의 이익을 대변했다. 92년 초 보스니아 독립과 유고연방 해체 과정에서, 그는 별도의 입법·행정 조직을 꾸리며 연방잔류를 추진한 세르비아계 주민들의 움직임 한복판에 있었다. 카라지치는 보스니아 세르비아계 정부의 수반으로 취임해 군통수권을 쥐었다. 유고전범재판소(ICTY)가 제기한 그의 혐의는 이때부터 95년 ‘스레브레니차 대학살’ 무렵까지의 반인도적 행위와 전쟁범죄 등이다.
한편, 카라지치와 더불어 보스니아 ‘인종청소’의 주범으로 지목된 라트코 믈라디치(66)와 고란 하지치(49)는 여전히 수배중이다. 믈라디치는 내전 당시 세르비아계 군부를 지휘한 총사령관이었으며, 하지치는 크로아티아의 세르비아계 지도자로 당시 세르비아 민병대의 활동을 지원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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