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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사르코지 아들 칼럼 놓고 프랑스 ‘제2 드레퓌스 사건’ 논란

등록 2008-08-06 18:42수정 2008-08-06 23:38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아들 장(사진)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아들 장(사진)
만화가 시네 “결혼하려 유대교 개종 시도”
“반유대주의”-“표현의 자유” 논쟁 격렬
제2의 ‘드레퓌스 사건’인가?

최근 프랑스 주간 <샤를리 엡도>에 실린 좌파 시사풍자 만화가 모리스 시네의 칼럼을 둘러싸고, 유대인을 중심에 둔 격렬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5일 보도했다.

시네는 이 칼럼에서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아들 장이 유대인 약혼녀와 결혼코자 유대교로 개종하려 했다”고 비난했다. 장의 약혼녀 제시카 시바웅은 유대계 재벌인 가전제품 유통업체 다르티의 상속녀다. 시네는 또 “사르코지의 아들은 아버지의 정치적 영지인 뇌이에서 자치단체장으로 선출됐을 만큼 억세게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비꼬았다.

이 주간지 편집장 필리프 발은 “이 칼럼이 실린 것은 실수”라며 시네를 해고했다. 발은 “유대교 개종과 사회적 성공의 상관관계를 묘사한 것으로 비칠 수 있는 언급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해고 사유를 밝혔다. 유대교 혈통을 갖고 있는 장의 측근도 “장이 결혼을 위해 유대교로 개종하겠다는 어떤 계획도 갖고 있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시네의 해고 이후 논쟁은 빠르게 확산돼 갔다. 시네를 비난하는 이들은 철저한 ‘반유대주의 감정’이라고 외쳤고, 옹호자들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며 맞섰다. 프랑스에선 60만명에 이르는 거대한 유대교 집단이 있는데다, 500만명에 이르는 무슬림 집단도 공존해, 논쟁은 자극적으로 급물살을 탔다. 시네는 마침내 살해 협박까지 받았다.

거물급 인사들도 이번 논쟁에 합세했다. 베르트랑 들라노에 파리시장과 노벨평화상 수상자 엘리 위젤을 포함한 20명의 저명 인사들은 “모욕과 풍자를 구분해야 한다”며 <샤를리 엡도>의 해고 결정을 지지했다. 이에 맞서 스타 건축가인 장 누벨과 과거 극좌파 대통령 후보로 나섰던 올리비에 브장스노를 비롯한 8천여명이 온라인을 통해 시네를 옹호했다. 작가 장마리 라클라브틴은 <르몽드>에 “우리는 더 이 나라에서 숨을 쉴 수가 없다”며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항의했다.

<더 타임스>는 6일 이번 사건을 두고 “여전히 프랑스 사회에 드레퓌스 사건의 상처가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드레퓌스 사건은 19세기 군사정보를 독일에 통보한 스파이로 지목된 유대계 프랑스 육군 장교가 끝내 무죄를 선고받기까지의 과정에서, 유대인을 둘러싼 뿌리깊은 반목과 갈등이 드러났던 역사적 사건이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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