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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자신만만’ 러시아 뒤엔 ‘경제불안’ 그림자

등록 2008-08-27 18:57수정 2008-08-28 01:12

러시아 증시 변동 추이
러시아 증시 변동 추이
남오세티야·압하지야 독립 승인한 날 증시 폭락
외국자본 급속 이탈…‘제2 루블 위기’ 가능성도
지난 8일 러시아-그루지야 전쟁으로 촉발된 러시아와 서방의 균열이 깊어질 경우, 러시아 경제가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26일 <이타르타스> 통신과 한 인터뷰에서 “신냉전의 시대가 온다고 해도 두렵지 않다”며 “모든 것은 상대편 국가들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에 대한 독립을 승인한 뒤, 서방이 격렬히 반발했음에도 여전히 자신감을 드러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날 “무책임한 결정”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26일 “단기적으로 보면, 러시아는 (서방에 대해) 완벽한 카드를 갖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러시아의 석유와 가스를 탐내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동맹국들이 그루지야를 비호하고자 자국의 군대를 보내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비비시>(BBC) 방송도 “(러시아를 겨냥한) 서방의 ‘수사적’ 공격은 러시아를 단념시키기에 충분치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그루지야와 서방 국가들에 자신감을 과시한 바로 그날, 러시아 증시는 폭락을 면치 못했다. 러시아 에르테에스(RTS) 지수는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남오세티야·압하지야의 독립을 승인한 직후 6%나 내려갔고, 이날 하루 전체로는 4.2% 추락한 1579.12로,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외신들은 러시아가 향후 국제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시장에 그대로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러시아의 증시는 그루지야와의 전쟁이 시작된 이후 거의 15%나 폭락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27일 전했다.

같은날 달러 대비 루블화도 1.3% 하락했다. 이는 지난 7개월 동안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일각에선 ‘제2의 루블 위기’ 가능성을 점치기도 한다.

지나친 우려라는 반론도 없진 않다. 크레디스위스 그룹은 “러시아 기업들이 연말까지 50%의 수익성장을 기록할 것이며, 증시도 2600선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영국 신용평가사인 피치도 “서방과의 긴장으로 외국 자본들이 러시아 투자를 꺼릴 수 있다”면서도, “러시아 국가 신용등급이 당장 위협받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균열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우려는 설득력을 얻고 있다. <모스크바 타임스>는 27일 리먼 브러더스의 빅토르 슈베츠 수석연구원의 말을 인용해 “가장 강력한 신흥경제국이었던 러시아가 가장 위험한 나라 중의 하나가 돼 가고 있다”며 “지정학적 이득을 위해 국내총생산(GDP) 성장을 희생물로 내놓으려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코노미스트> 최신호는 “러시아군의 탱크가 그루지야에 더 오래 머물수록 유럽 나라들은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게 될 것”이라며 “러시아가 세계무역기구에 가입하는 날도 훨씬 멀어지는 결과를 부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글레프 이바셴초프 주한 러시아 대사는 27일 오전 한국 기자들과 연 간담회에서 “서방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 조처를 검토하고 있더라도 전혀 두렵지 않다”며 “만약 나토 등이 우리와 협력하지 않으려고 한다면, 어느 쪽이 더 큰 피해를 입을지 생각해 볼 일”이라고 말했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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