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컨스미스-앨런 의원, ‘빈곤층 아동 범죄예방’ 보고서
영국의 대표적인 보수·진보 정치인들이 빈곤층 증가와 폭력범죄 급증에 따른 ‘사회 붕괴’에 한목소리로 우려를 표명했다. 이들은 지역사회가 빈곤층 아동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등 ‘조기 개입’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수당의 전 당수인 덩컨 스미스와 노동당 장관 출신인 그레이엄 앨런 의원은 “정부가 ‘조기 개입’ 프로그램을 일부 운영해 왔지만, 정책적 실패가 30여년 동안 계속됐다”며 “가난한 아이들이 그들의 인생에서 더 많은 선택의 기회를 부여받기 위한 초당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냈다고 <비비시>(BBC) 방송이 14일 전했다. 이들은 영국내 보수와 진보를 대표하는 정당의 중견 의원들로, 양극화로 초래된 사회문제에 한목소리를 냈다는 데서 눈길을 끌고 있다.
두 의원의 보고서는 16일 보수당 계열의 ‘사회정의센터’와 노동당 성향의 ‘스미스 인스티튜트’에 의해 공동 출간될 예정이다. 출간 뒤 두 의원은 영국내 모든 정당에 빈곤층 아이들의 삶을 지원하고 이들이 청소년 범죄로 탈선하는 것을 방지하는 취지의 협정을 맺자고 요청할 계획이다. 이들은 “각 정당 간에 합의된 모종의 조처가 취해지지 않는다면, 영국은 새로운 세대에게 청년층이 반복적으로 사회적 좌절을 겪게 되는 무거운 짐을 지우게 될 것”이라며 “(저소득층과 한부모 가정 등이 몰려 있는) 공영 주택단지가 많으면 많을수록 반사회적 범죄행위가 늘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앨런 의원의 지역구인 노팅엄에서는 빈민가 아이들이 범죄로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한 ‘조기 개입’ 프로젝트를 지난 4월 영국에서 처음으로 시작했다. 10대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보육을 지원하고, 아이들이 마약의 위험에 관해 토론하도록 가르치는 것 등이 프로젝트에 포함됐다. 앨런 의원은 “빈민층 아동들이 사회범죄에 빠지기 전에 개입하지 않으면, 더 많은 사회적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며 조기 개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두 의원은 또 보고서에서 “고든 브라운 총리와 보수당 당수인 데이비드 캐머런이 (우리가 주장하는 것보다) 더 확대된 조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에 △조기 개입 정책의 추진을 지원하는 각 정당의 성명 발표 △조기 개입을 했을 때와 그렇지 않았을 때를 비교하는 조사연구 활동 △최상의 조기 개입 정책을 조사하고 추천하기 위한 국가정책평가센터의 설립 등을 요청했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