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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유럽, 미 신용평가사 규제 칼뺐다

등록 2008-11-11 21:48수정 2008-11-12 01:00

EU집행위, G20서 구체적 규제안 제출예정
사르코지 “왜 미국인들만 신용평가” 반감
유럽연합(EU)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러온 신용평가사들을 규제하는 쪽에 힘을 싣고 있다. 국제 금융시장에 대한 규제와 감독을 강조해 온 유럽 나라들은 15일 워싱턴에서 열릴 주요·신흥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금융위기를 부른 미국이 더 적극적으로 개혁작업에 나서줄 것을 주문하고 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12일 신용평가사에 대한 구체적인 규제방안을 제안할 방침이라고 <에이피>(AP) 통신이 10일 전했다. 이는 그동안 신용평가 시장을 주도해 온 스탠더드앤푸어스(S&P)와 무디스 등에 거대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뜻한다.

유럽연합이 제시할 규제방안의 초점은 신용평가사들이 다른 금융기관으로부터 독립적인 태도를 견지하는 한편, 공정한 평가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엄격한 규제를 받아야 한다는 데 맞춰지고 있다. 여기에는 애널리스트들이 신용평가회사를 그만둔 뒤 곧바로 고객사에서 일하는 것을 금지한다거나, 금융기관들을 대상으로 최고 등급을 부여받기 위한 컨설팅을 해주는 업무를 금지하는 것 등 구체적인 방안들도 담길 예정이다.

찰리 매크리비 역내 금융서비스 담당 집행위원은 “신용평가사들의 평가업무가 금융시장의 안정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계속 방관자적 태도만 취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유럽연합 순회의장국인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도 신용평가사를 전부 없애는 것도 반대하지 않겠다는 암시까지 보내며 급진적 변화를 예고했다고 <에이피> 통신은 전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왜 미국인들만 (신용평가 업무를) 해야 하느냐?”며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신용평가사들은 이미 지난달 22일 미 하원 감독 및 정부개혁위원회의 청문회에서 도마 위에 오른 바 있다. 당시 크리스토퍼 셰이스 의원은 무디스, 스탠더드앤푸어스, 피치 등 신용평가사의 최고경영자들을 향해 “더는 당신들의 신용평가를 믿을 수 없다”고 호통쳤다. 또 청문회에선 “수입을 올리기 위해 악마에게 영혼을 판 거나 마찬가지”라는 한 무디스 직원의 전자우편이 공개돼, 내부에서조차 등급 부풀리기 등 부실한 신용평가 과정에 대한 우려가 있었음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런 움직임에 대해 신용평가사들의 직접적인 반응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지만, 스탠더드앤푸어스의 이언 벨 법률고문은 “우리에게 커다란 근심을 가져다주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15일 주요·신흥국 정상회의에 참가할 프랑스·독일·영국·이탈리아 등 유럽권은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개혁 의지가 전혀 굳세 보이지 않는다며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10일 전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미국은 위기가 어디서 출발했는지 잊어선 안 된다”고 꼬집었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도 미국이 금융위기를 계기로 보호주의로 돌아서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럽 나라들은 신용평가사 규제방안 외에도, 세계 30개 대형은행을 규제하기 위한 ‘감독협회’(supervisory colleges) 설립과 국제통화기금(IMF)의 기능 증대 등을 제기할 방침이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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