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각국의 우크라이나 경유 러시아 가스수입 감축량
러-우크라이나 분쟁 6일째
슬로바키아 ‘국가비상사태’ 첫 선포
제조업 ‘긴장’…EU 직접협상 의지 “(가스에 비해) 값이 갑절쯤 비싼 전기 난방기를 틀 수밖에 없다.” 러시아산 가스 공급이 완전히 중단된 불가리아의 동부 도시 바르나에 사는 안톤 스토야노프(45)는 6일 <에이피>(AP) 통신에 절박함을 드러냈다. 이날 바르나의 가스난방이 중단돼 주민 1만2천여명이 영하의 추위를 견뎌야 했다. 가스 공급의 대부분을 러시아에 의존하는 슬로바키아는 이날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러시아로부터 수입하는 가스 공급량이 70%까지 줄어든 직후에 나온 조처다. 7일로 일주일째를 맞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가스분쟁으로 유럽 최소 12개국의 가스 공급이 차질을 빚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는 이날 “우크라이나를 통한 유럽으로의 천연가스 공급을 완전 중단하라고 가스프롬에 명령했다”고 <에이피> 통신이 전했다. 유럽연합은 즉각적인 가스공급 재개를 러시아에 촉구했다.
동유럽에선 이미 가스대란이 벌어지고 있고, 서유럽 나라들도 가스 부족 사태를 맞고 있다.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가스프롬은 6일 우크라이나를 지나 유럽으로 가는 가스 수송관 3곳을 잠그는 전례없는 조처를 취했다. 가스프롬은 평소 하루 3억㎥의 가스를 우크라이나를 통해 유럽에 보냈지만, 그 양을 하루 6500만㎥ 가량으로 줄였다고 밝혔다.
영국 외교정책연구소 채텀하우스의 제임스 닉시는 6일 <블룸버그 뉴스>에 “옛 소련권 국가들은 진퇴양난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서유럽에 비해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가 월등히 높고, 루마니아 등 몇몇 나라에선 수십년 만의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동유럽에 비해 비교적 가스 비축량이 많은 서유럽에서도 긴장은 고조되고 있다. 가스의 25%를 러시아에 의존하는 이탈리아는 러시아로부터 수입되는 가스 양이 90%나 줄어들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으로 가스 가격이 급격히 올랐다. 영국에선 7일 운송될 가스 가격이 전 거래일보다 12%가 뛴 100㎥당 68펜스를 기록했다. 사태가 장기화하자 ‘양국간 상거래 분쟁’으로 치부했던 유럽연합도 다급해졌다. 페란 타라데야스 에스푸니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에너지담당 대변인은 6일 “일부 회원국이 (비상시에) 사용할 수 있는 가스를 비축하고 있으며, 그 일부는 다른 회원국으로 옮길 수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8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릴 가스 협상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유럽연합도 참가하는 3자 구도로 진행될 가능성도 엿보인다고 전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6일 “이번 가스분쟁의 파장이 2006년에 유럽을 위협했던 가스대란 공포에 비해 훨씬 심각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당시엔 사흘 만에 가스분쟁이 종료됐지만, 이번엔 더 오래갈 수 있다는 뜻이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제조업 ‘긴장’…EU 직접협상 의지 “(가스에 비해) 값이 갑절쯤 비싼 전기 난방기를 틀 수밖에 없다.” 러시아산 가스 공급이 완전히 중단된 불가리아의 동부 도시 바르나에 사는 안톤 스토야노프(45)는 6일 <에이피>(AP) 통신에 절박함을 드러냈다. 이날 바르나의 가스난방이 중단돼 주민 1만2천여명이 영하의 추위를 견뎌야 했다. 가스 공급의 대부분을 러시아에 의존하는 슬로바키아는 이날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러시아로부터 수입하는 가스 공급량이 70%까지 줄어든 직후에 나온 조처다. 7일로 일주일째를 맞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가스분쟁으로 유럽 최소 12개국의 가스 공급이 차질을 빚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는 이날 “우크라이나를 통한 유럽으로의 천연가스 공급을 완전 중단하라고 가스프롬에 명령했다”고 <에이피> 통신이 전했다. 유럽연합은 즉각적인 가스공급 재개를 러시아에 촉구했다.

불가리아 수도 소피아 인근의 한 야외 땔감시장에서 7일 한 남자가 장작을 패려 도끼를 들고 있다. 불가리아는 이날 러시아로부터 가스 공급이 70%까지 줄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소피아/AP 연합
동유럽에 비해 비교적 가스 비축량이 많은 서유럽에서도 긴장은 고조되고 있다. 가스의 25%를 러시아에 의존하는 이탈리아는 러시아로부터 수입되는 가스 양이 90%나 줄어들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으로 가스 가격이 급격히 올랐다. 영국에선 7일 운송될 가스 가격이 전 거래일보다 12%가 뛴 100㎥당 68펜스를 기록했다. 사태가 장기화하자 ‘양국간 상거래 분쟁’으로 치부했던 유럽연합도 다급해졌다. 페란 타라데야스 에스푸니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에너지담당 대변인은 6일 “일부 회원국이 (비상시에) 사용할 수 있는 가스를 비축하고 있으며, 그 일부는 다른 회원국으로 옮길 수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8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릴 가스 협상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유럽연합도 참가하는 3자 구도로 진행될 가능성도 엿보인다고 전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6일 “이번 가스분쟁의 파장이 2006년에 유럽을 위협했던 가스대란 공포에 비해 훨씬 심각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당시엔 사흘 만에 가스분쟁이 종료됐지만, 이번엔 더 오래갈 수 있다는 뜻이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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