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2..5% 기록…“2차 세계대전 뒤 최악의 경기 침체”
유로존의 지난 1분기(1~3월) 경제성장률이 전분기에 견줘 마이너스(-) 2.5%를 기록했다.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95년 이후 가장 나쁜 성적표다. 경제 전문 <블룸버그 뉴스>는 15일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2%를 넘어섰다”며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깊은 경기침체가 유럽의 수출과 소비를 억제했기 때문”이라고 원인을 짚었다. 유로화를 쓰는 16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유로존은 지난해 4분기엔 -1.4% 성장률을 기록했다.
유로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부진은 성장률 하락폭을 키웠다. 독일의 1분기 경제성장률은 -3.8%를 기록했다. 서독이 1970년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독일 경제는 네 분기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1.2% 성장률을 기록한 프랑스는 전분기(-1.4%)보다 하락폭을 좁혔지만, 역시 네 분기 연속 뒷걸음질이다.
회원국 가운데 옛 사회주의국가였던 슬로바키아는 -11.2%를 기록했다. 이탈리아는 -2.4%, 스페인은 -1.8% 성장률을 보였다.
서유럽의 경기침체는 동유럽으로 퍼져 더 큰 고통을 낳고 있다. 유로존을 포함한 27개 국가로 구성된 유럽연합(EU)국 가운데 헝가리와 루마니아의 1분기 경제성장률은 모두 -6.4%를 기록했다.
한편에선 이번 분기가 바닥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회복의 길은 멀어 보인다. 유럽연합의 평균 실업률은 지금의 8.9%에서 올해 연말께 11.5%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높은 실업률은 개인 소비를 위축시키고 결국 기업의 생산활동도 떨어뜨린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최근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1%까지 낮췄다. 장기적인 인플레이션 우려에도 불구하고 당장 돈을 더 풀어서라도 경기하강 속도를 줄이겠다는 강력한 통화정책의 산물이다.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이날 “세계경제가 내년 상반기에나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며 “오는 10월이나 11월, 12월에 ‘전환’의 계기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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