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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프랑스-영국, 유럽 자본주의 모델 ‘신경전’

등록 2009-12-03 00:01수정 2009-12-03 01:46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유럽 금융장관’ 프랑스인 임명에
사르코지 “대륙식 모델 승리 보라”
영 재무 “프, 독 은행도 AIG 채권자”
영미식-대륙식 놓고 날선 비판
“전세계가 유럽 대륙식 경제모델의 승리를 지켜봐주기 바란다.”(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프랑스와 독일의 은행들도 실패한 미국의 보험사 에이아이지(AIG)의 거액 채권자 무리에 속해 있지 않으냐?”(앨리스터 달링 영국 재무장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왼쪽 사진)이 1일 영미식 경제모델이 금융위기를 불러일으켰다고 비판한 지 하루 만에 앨리스터 달링 영국 재무장관(오른쪽)이 2일치 <더 타임스> 인터넷판 기고를 통해 “실패한 것은 영미 자본주의가 아니다”라며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사르코지 대통령이 영미식 자본주의를 비판한 것은 새삼스런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처럼 논쟁이 격해진 것은 유럽의 금융개혁을 둘러싼 힘겨루기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기 때문이었다. 때마침 유럽연합 역내시장 담당 집행위원으로 미셸 바르니에 전 프랑스 외무장관이 임명된 터였다.

앨리스터 달링 영국 재무장관
앨리스터 달링 영국 재무장관
사르코지는 “그 자리에 처음으로 프랑스인이 임명된 것이 내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아느냐”며, “(미셸 바르니에의 임명은) 유럽 대륙의 경제모델이 신뢰도가 추락한 앵글로색슨 모델을 압도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영국을 겨냥했다. 실제 사르코지는 영미식 금융자본주의의 규제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유럽연합 역내시장 집행위원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공을 들여왔다. 그는 “주요 20개국(G20)이 경제위기에 직면해 금융계의 과도한 보너스 지급 관행과 조세피난처에 대한 규제에 나서는 등 전례없는 금융시스템 개혁을 추진했다”며 “이런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영국은 바르니에 신임 집행위원이 유럽연합의 금융규제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런던 금융가(시티)의 경쟁력을 떨어뜨리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달링 재무장관은 기고에서 “미셸 바르니에가 런던의 금융가 ‘시티’에 개입할 경우 유럽에서 금융서비스를 몰아내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기업들이 개별 국가뿐 아니라 유럽연합의 감시까지 받는다면 혼란을 초래할 뿐”이라며 “영국이 유럽연합의 구제금융 비용을 지급하도록 하는 법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논쟁이 격해진 가운데 유럽연합은 2일 27개 회원국 관계장관들이 모여, 회원국 중앙은행 총재 및 금융감독기구 대표가 참가하는 ‘유럽 금융체계 위기관리위원회’(ECBR) 신설을 뼈대로 한 금융감독체계 개편안에 합의했다고 <아에프페> 통신이 외교 소식통의 말을 따 보도했다. 개편안은 이와 함께 기존의 은행, 보험, 증권 관련 자문위원회를 폐지하고, 세 부문의 ‘미시적’ 감독 기관을 신설하는 한편, 이를 총괄하는 ‘유럽금융감독시스템’(ESFS)의 설치를 명문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거친 말이 오간 것과는 달리, 금융감독체계 개편에 의외로 쉽게 타협이 이뤄진 것이다. 그러나 새 감독기구가 가동하면서 논쟁은 언제든 다시 격화될 수 있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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