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이슬람 첨탑금지’ 옹호 발언 논란
11월 29일 스위스의 국민투표 뒤, 모스크의 지붕 위 첨탑을 이르는 ‘미나레트’는 유럽에서 가장 ‘뜨거운’ 낱말로 떠올랐다. 이 뜨거운 낱말을 프랑스 대통령이 건드렸다.
공공연히 무슬림에 대한 반감을 내비쳤던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8일치 <르몽드> 여론면에 실린 기고에서 미나레트를 금지한 스위스 투표결과를 옹호하고 나섰다. 그는 “우리는 무조건 스위스를 비난하는 대신, 스위스인들이 무엇을 말하고 싶었는지, 프랑스를 포함해 많은 유럽인들이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 이해하려고 노력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스위스는 지난주 실시한 국민투표에서 57%의 찬성으로 이슬람 사원의 첨탑 설치를 금지하기로 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스위스를 공개적으로 편든 유럽 내 첫 국가 지도자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그는 “기독교인, 유대인, 무슬림을 포함한 종교적 믿음을 지닌 모든 이들은 신념과는 무관하게 과시와 도발을 해선 안 된다”며 “무슬림들은 우리의 사회적, 시민적 계약과 충돌없이 통합의 방식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마르틴 오브리 사회당 대표는 “사르코지가 선거를 앞두고 보수층의 표를 모으기 위해 외국인 혐오증을 불러일으키는 계산된 행보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프랑스에선 내년 3월 지방선거가 예정돼 있다. 사르코지는 최근엔 “프랑스는 부르카가 설 자리를 내주지 않은 국가”라며, 무슬림 여성들의 부르카 착용을 비판했다. 프랑스엔 약 600만명에 이르는 북아프리카와 아랍 출신의 무슬림들이 살고 있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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