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어 영국 총리 추종
지난해 11월 프랑스 집권당인 대중운동연합(UMP) 대표에 선출되면서 재무장관에서 물러났던 니콜라 사르코지(50·사진)가 2일 단행된 개각에서 국무·내무 장관으로 복귀했다. 국무장관은 내각의 2인자로 부총리격이다.
지난해 그는 2007년 대선 도전 뜻을 밝혔었는데, 3선을 노리는 자크 시라크 대통령의 사임 압력에 따라 장관직을 그만뒀었다. 그러나 유럽연합 헌법 찬반 국민투표에서 쓴 맛을 본 시라크 대통령은 이번에 다시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는 당권을 갖고 있는데다, 이번 개각 직전 총리 후보 여론 조사에서도 도미니크 드 빌팽 총리를 제치고 1위에 올랐을 정도로 대중적 인기가 높다.
사르코지는 프랑스 정치인이면서도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를 추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격적인 자유주의적 시장 개혁을 선호하는 정책 노선도 블레어를 닮았다. 그러면서도 국내산업에 관해서는 보호주의를 고수한다. 이런 이중적 모습을 두고 일부에서는 종잡을 수 없는 성격의 소유자라는 평가도 있다.
헝가리 이민 2세인 사르코지는 대부분의 정치가와는 달리 엘리트 코스인 국립행정학교(에나)를 나오지 않고 변호사로서 경력을 쌓았다. 1983년 파리 교외 뇌이 시장으로 공직을 시작한 사르코지는 처음 시라크의 측근으로 일했지만 1995년 대선에서 상대편이었던 에두아르 발라뒤르를 밀면서 둘 사이가 멀어졌다. 2002년 시라크 대통령 연임에 큰 공을 세워 내무장관에 발탁된 뒤, 범죄와의 전쟁을 무사히 치러 대중적 인기를 높였다.
김학준 기자 kimh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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