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오르 디자이너서 해고
유대인 비하 발언 등 논란
유대인 비하 발언 등 논란
천재 디자이너의 추락.
명품 ‘크리스티앙 디오르’의 수석디자이너이며 드라마틱한 패션쇼와 독특하면서도 화려한 스타일로 유명한 존 갈리아노(51)가 유대인 비하 및 히틀러 찬양 발언 파문으로 디오르에서 1일 끝내 해고됐다.
지난 24일 밤 파리의 한 카페에서 유대인들에게 모욕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고발됐던 그는 당시 다툼은 있었지만 비하 발언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같은 카페에서 지난해 10월 히틀러를 찬양하는 발언을 하는 동영상이 지난 주말 영국과 프랑스 언론들에 공개되며 그는 궁지에 몰렸다. 동영상에서 갈리아노로 보이는 사람은 옆 테이블의 여성에게 못생겼다고 말하며 자신은 히틀러를 사랑하고 “너 같은 사람들은 죽었을 거다. 너희 어머니나 조상들은 가스를 마셨다”고 술에 취해 떠들었다.
디오르의 향수 모델이자 최근 <블랙스완>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탄 내털리 포트먼의 비난 성명은 그의 인생 추락을 부추겼다. 이스라엘과 미국 국적을 갖고 있는 포트먼은 “유대인의 긍지를 갖고 있는 한 개인으로서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도 갈리아노와는 관련되지 않겠다”며 “그의 발언이 아직도 존재하는 이런 편견과 맞서도록 다짐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결국 디오르의 시드니 톨레다노 사장은 해고를 발표하며 “디오르가 지켜왔던 가치와 완전히 상반되는 그의 발언을 강력히 비난한다”고 밝혔다.
스페인 출신 부모 아래서 영국에서 태어난 그는 프랑스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그룹의 지방시를 거쳐 1996년 같은 그룹의 디오르로 옮긴 이래 유서 깊은 브랜드에 현대적 감각을 불어넣으며 디오르의 패션 부활을 이끌었다. 영국 <더 타임스>는 “디오르로선 엄청난 크리에이티브의 손실”이라면서도 “다른 방법이 없었다. 그의 재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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