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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사르코지가 불편할 영화 칸서 공개

등록 2011-05-13 21:54수정 2011-05-13 22:57

사르코지 이야기를 담은 프랑스 영화 <정복자>의 한장면. 칸느국제영화제 누리집 갈무리
사르코지 이야기를 담은 프랑스 영화 <정복자>의 한장면. 칸느국제영화제 누리집 갈무리
집권·파경 뒷얘기 담은 ‘정복자’ 개봉박두
측근들 ‘부정적 이미지가 굳어질까’ 우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심기가 영 편치 않을 듯하다. 정치적으로 궁지에 몰려 있는 상황에서, 자신의 집권과정과 파경에 처한 결혼생활 등 감추고 싶은 뒷얘기를 낱낱이 드러낸 영화 <정복자>가 오는 18일 칸 국제영화제에 공개되는 것을 시작으로 전국 극장에 내걸리기 때문이다.

높은 의자에 다리를 달랑거리며 앉은 주인공의 모습이 담긴 영화 포스터와 ‘권력을 얻고 아내를 잃은 사나이의 얘기’란 영화 문구가 보여주듯, 사르코지에게 이 영화는 썩 달가운 내용은 아니다. 영화는 2007년 집권까지 사르코지의 야망과 배신 등을 담았는데, 여기서 사르코지는 대상을 가리지 않고 원색적인 욕설을 퍼붓는 사람으로 그려진다. 영화에는 또 대통령이 되기 위해 그가 바람난 두번째 부인 세실리아에게 떠나지 말라고 애걸하는 장면도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11일 “영화광 대통령도 이번 영화만큼은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사르코지의 측근들은 영화가 “사실과 많이 다르다”며 부정적 이미지가 굳어질까 경계했다. 연간 150편의 영화를 볼 정도로 영화광이며, 공적 영역과 사생활을 제대로 분리하지 못한다는 질타를 받을 정도로 ‘언론 노출’을 즐겨왔던 사르코지 대통령도 이번 영화로 관심을 받는 건 피하고 싶은 인상이다. 그는 최근 프랑스의 문화잡지 <텔레라마>와의 인터뷰에서 이 영화를 “절대 보고 싶은 마음이 없다”고 밝혔다. “그때와 삶이 많이 달라졌고, (세번째 부인인 카를라) 브루니에 대한 예의” 차원에서도 영화를 보지 않겠다고 말했다.

영화는, 바닥까지 떨어진 지지율로 부담스러운 사르코지의 어깨에 짐 하나만 더 얹어준 꼴이 됐다. ‘35시간 노동제’ 폐지 등 대선 당시 내걸었던 개혁정책이 4년이 되도록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사르코지의 최근 지지율은 20%대까지 내려앉았다. 대선을 1년 앞둔 프랑스 역대 대통령이 얻은 지지율 중 가장 낮은 수치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40% 후반대의 지지율을 얻고 있는 사회당의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출마할 경우, 사르코지는 아예 결선투표에도 못 나갈 수 있다는 어두운 전망까지 나온다. 사르코지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극우정당인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당수에게까지 여당 성향 유권자들을 상당 부분 잠식당하면서 3위까지 밀려나 있다. 이 때문에 집권 대중운동연합(UMP) 안에서도 프랑수아 피용 전 총리 등 다른 후보를 물색해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국내 지지율 하락을 반전시키기 위해 국외로 시선을 돌리려고 하고 있지만 이도 여의치 않다. 자유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리비아 공습에 찬성해야 한다는 여론이 60%대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해 리비아 공습의 선봉에 섰지만, 사르코지의 지지율은 여전히 20%대 제자리 걸음이다. 베르나르 쿠슈네르 전 외무장관의 말처럼 “외교정책의 변화는 내년 선거에서 이기기 위한 정치인으로서의 선택”이라는 시각이 높기 때문이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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