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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트리셰의 결단, 유럽 구할까 무위로 그칠까

등록 2011-09-16 20:55수정 2011-09-16 21:17

유로존 은행 유동성 공급 확대
유럽중앙은행(ECB)을 비롯한 5개 주요 중앙은행들이 유로존 은행들에 3개월 단위로 달러화를 공급하는 대규모 유동성 공급에 나서기로 한 것에 대해 전문가들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유럽 언론은 “담대한 조처에 나섰다”고 호평했으나, 미국 언론은 다소 회의적인 반응을 내비쳤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15일(현지시각) 유럽중앙은행 발표 이후, 비엔피(BNP) 파리바 등 유럽 각국 주요 은행주들이 5~10%가량 급등할 뿐 아니라, 미국과 아시아 주가들도 크게 오르는 등 시장 반응을 강조했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인 후반 스티니스는 “유동성 공급은 (시장) 자신감 회복의 출발점”이라고 평가했다. 영국계 헤르메스 펀드의 닐 윌리엄스 경제팀장은 “이번 조처는 3년 전 구렁텅이에 빠진 유로존을 끌어올리는 첫 조처로 시장에 큰 도움이 된다”며 “(현 상황에서) 중앙은행이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조처”라고 말했다.

그러나 중앙은행의 달러 공급이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번 조처에 대해 “2007년 말 시작된 미국 금융위기를 연상시킨다”며 “당시에도 은행들이 달러 조달에 어려움을 겪자,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외국 중앙은행들과 함께 달러 공급 프로그램을 실시했으나 신통찮았다”고 말했다. 1년 뒤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으로 미국에 금융위기가 불어닥쳤다.

장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 총재는 지난 12일 “각국 중앙은행은 필요시 언제든 단기 자금을 공급할 태세가 돼 있고, 유럽중앙은행은 무제한 공급할 능력이 있다”고 강조했지만, 과연 중앙은행들이 회수 여부가 불투명한 유로존에 언제까지, 얼마나 자금을 공급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2008년 시작된 미 금융위기 당시, 외국 중앙은행들이 미 연준에 공급한 자금 규모는 6000억달러였다.

또 프로그램에 참여한 중앙은행들 중 미 연준과 영국 영란은행 등 대부분의 중앙은행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정책금리를 제로 수준까지 내려 더이상 금리를 낮출 여지가 없어 금리정책의 효용성을 기대하기도 힘들다. 유럽중앙은행의 정책금리가 그나마 1.5%인 정도다.

컨설팅회사인 ‘아이에이치에스 글로벌 인사이트’의 세라 존슨 이코노미스트는 “중앙은행들의 국제공조는 분명 긍정적”이라면서도 “하지만 현실적 정책 수단이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 펀드사인 ‘브라운 브러더스 해리먼’의 마크 매코믹 통화전문가도 <에이피>(AP) 통신을 통해 “몇 달 안에 시장이 또다시 패닉에 빠져들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이번 조치로) 유로존 문제를 해결할 순 없을 것”이라고 말해 또다른 정책 수단을 기대했다.

전문가들의 상반된 반응은 이번 조처 자체가 부정적이라기보단, 유로존의 엄청난 부채에 대한 해법이 아직 안 보이고, 향후 전망도 그다지 밝지 않다는 점 때문이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유로존 재편성’ 등 정치적 수단을 동원해야 할 수도 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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