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 간부, 그만두면서 신문 비판
불법 도청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의 <월스트리트 저널> 유럽판 발행인이 돌연 사직하면서 그 배경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앤드류 랭호프 전 발행인은 11일 동료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회사를 그만두기로 했다”며 “이 신문이 보도 내용과 광고 사이의 경계를 넘는 것이 두렵다”고 말했다고 영국 <인디펜던트>가 보도했다. 그의 사직은 도청 추문으로 인해 머독 및 그의 언론 관련 모회사인 뉴스코퍼레이션(뉴스코프)이 조사를 받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랭호프는 “광고 문제와 우리가 생산하는 내용 사이에는 신성한 경계가 있고, 있어야 한다”며 “<월스트리트 저널> 유럽판의 판매 부서와 (컨설팅 업체인) ‘이그제큐티브 러닝 파트너십’(ELP·이엘피)이라는 회사 사이에서 이런 경계가 무너진 것은 내게 커다란 걱정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것은 뉴스 보도가 광고 문제로 영향받을 수 있다는 인상을 남길 수 있기 때문에 지금 내가 그만두는 것이 가장 명예로운 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날 누리집을 통해 내부적으로 조사한 결과 랭호프가 2명의 기자에게 압력을 가해 이엘피에 관한 기획 기사를 쓰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히는 등 주장이 엇갈렸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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