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지 ‘샤를리 에브도’ 방화
강경파들 이슬람 비난 봇물
강경파들 이슬람 비난 봇물
프랑스의 시사주간 <샤를리 에브도>가 최근 호에서 이슬람교를 창시한 예언자 무함마드를 풍자했다가 화염병 공격을 받았다. 정치인들이 한목소리로 이 사건을 비난하고 나선 가운데, 이번 사건이 자칫 극우파에게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고 영국 <인디펜던트>가 3일 보도했다.
2일 아침 파리에 있는 이 잡지의 2층짜리 작은 사무실에 누군가가 화염병 1개를 던져 내부가 불탔으나 다친 사람은 없었다. 목격자들은 2명이 도망가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화염병 공격 뒤 잡지의 누리집도 공격당해, 초기화면이 이슬람 성지 메카의 사진과 “알라밖에다른 신은 없다”는 구호로 바뀌었다.
이번 호 겉표지(사진)의 그림은 긴 코에 턱수염을 기르고 터번을 두르고 이를 드러내고 웃는 무함마드의 얼굴이다. 말풍선에는 “당신이 웃다가 죽지 않는다면 채찍 100대”라고 적혀 있다.
평소 정치·사회 풍자적인 <샤를리 에브도>에 부정적이었던 정치인들은 이번 테러를 두고 모처럼 한목소리로 “표현의 자유와 프랑스 공화국의 가치”를 강조하며 이 잡지를 옹호하고 나섰다.
하지만 이번 사건이 이슬람을 자주 폄하해왔던 극우파들의 활동에 새로운 명분을 준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프랑스 무슬림 신앙평의회의 무함마드 무사위 의장은 “이 세속적인 잡지의 이슬람 조롱을 혐오하지만 모든 형태의 폭력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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