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구제금융안 비준·내년 2월 총선도 합의…정국 안개 걷히나
2차 구제금융안에 대한 국민투표 실시 논란, 총리에 대한 신임투표 등으로 혼란을 거듭하던 그리스가 안갯속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국민투표를 제안했던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총리가 스스로 이를 거둬들인 뒤 거국내각 구성 및 자신의 사퇴를 야당과 합의했기 때문이다.
파판드레우 총리와 제1야당인 신민주당의 안토니오 사마라스 대표는 6일 저녁 카를로스 파풀리아스 대통령의 중재로 만나 △거국내각 구성 △2차 구제금융안 비준 △내년 2월19일 총선거 실시에 합의했다. 파판드레우는 지난 5일 신임투표에서 국회의원 300명 가운데 153명의 지지를 얻어 재신임을 받았으나, 신민주당은 계속 그의 사퇴를 요구해왔다. 모두 300석인 그리스 의회에서 사회당은 153석, 신민주당은 85석을 차지하고 있어 거국내각이 2차 구제금융안을 통과시키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따라서 일시적으로 묶인 1차 구제금융 6회분 80억 유로의 집행도 곧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내년 2월까지 임시 거국내각을 이끌 새 총리 후보로는 루카스 파파데모스 유럽중앙은행(ECB) 전 부총재와 에반겔로스 베니젤로스 재무장관이 손꼽힌다. 파파데모스는 경제학자 출신이며, 유로와 같은 단일 통화가 그리스 같은 작은 나라에도 도움이 된다고 보는 ‘유로 지지자’로 알려졌다. 베니젤로스는 파판드레우 총리의 내각 안에서 국민투표 제안을 반대하고 이번 여야 합의를 이끌어내 내년 2월 총선에서 사회당 총리 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이와 함께 거국내각과 총리 사퇴 합의를 이끌어낸 사마라스 신민주당 대표도 눈길을 끌고 있다. 사마라스는 사회당에 염증을 느끼는 국민 정서를 바탕으로 내년 총선거에서 집권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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