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서 동영상촬영 혐의도
아프가니스탄에서 영국 군인들이 어린이를 성적으로 학대하고 동영상을 촬영한 혐의로 체포됐다. 탈레반 대원들의 주검에 소변을 보고 동영상을 촬영한 미국 해병대원들에 대한 ‘공분’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다시 터진 이번 사건으로 서구의 ‘반인륜 전쟁범죄’에 대한 비판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영국의 대중지 <더 선>은 영국군 하사와 사병이 아프간에서 10살 가량의 아프간 남·녀 어린이에게 서로의 옷 속으로 손을 넣어 몸을 만지게 한 뒤 촬영한 혐의로 군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두 사람은 이 장면을 촬영해 컴퓨터에 보관하고 동료들에게 보여준 혐의도 받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이날 국방부가 <더 선>의 보도를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국방부는 “군 경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6개월간 복무한 두 명의 군인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두 병사가 속해있던 부대의 일부 컴퓨터도 조사를 위해 압수됐다. <더 선>은 이번 사건이 영국 군대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아동학대 혐의를 받은 첫 사례라고 전했다.
조사 관계자는 <더 선>에 “아무것도 밝혀진 게 없다. 우리는 이것이 약탈적인 성학대인지 아니면 완전히 잘못 판단된 장난이었는지 확인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영국군 고위 관계자는 “어찌됐건 이번 사건은 매우 부적절하고 영국군의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명성을 끔찍하게 훼손했다”고 말했다.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은 미 해병대 사건에 이어 다시 성명을 발표해 “영국 군인의 비도덕적 아동학대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파병 군인들의 비도덕적 행위가 증가해 구역질이 날 정도”라며 “이는 외국 군대에 대한 아프간 국민의 신뢰와 협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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