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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너무 긴 휴가도 싫다? 스위스 국민 ‘6주휴가’ 거부

등록 2012-03-12 11:23수정 2012-03-12 16:00

긴 휴가를 마다할 사람이 없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스위스 국민들이 유급 휴가를 6주로 늘리는 제안을 국민투표로 거부했다. 2주택 소유도 제한하는 등 국민복지와 관련된 각종 제안들을 국민투표로 결정했다.

 스위스는 11일 유급휴가 6주안 등 5개 사안에 대한 국민투표를 실시했다.

 이번 국민투표에서 가장 논쟁이 됐던 현행 1년간 4주인 유급휴가를 6주로 늘리는 방안은 투표자의 3분의 2와 26개 모든 캔톤(자치주)의 반대로 부결됐다. 스위스 노조들은 유럽연합의 표준 유급휴가인 6주로 늘리는 방안을 강력히 추진했으나, 노동비용 상승과 경제부담 등을 내세운 고용주와 정부 쪽의 반대 여론을 넘지못했다.

30만개의 사업체를 대표하는 스위스예술공예연합의 한스 울리히 비글레르 사무총장은 “스위스 시민들은 이 제안을 거부함으로써 현실감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그는 만약 이 제안이 통과됐다면 스위스 경제는 1년에 65억2천만달러를 노동비용으로 더 지불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논쟁거리였던 휴양지 마을에서의 두번째 주택 소유 제한은 득표율 50%를 간신히 넘기며 통과됐다. 이에 따라 스위스 각 마을 주택의 5분의 1 이상이 두번째 주택용으로 거래되는 것이 제한되게 된다. 언론인 출신인 환경운동가 프란츠 웨버 등 환경주의 단체들은 천연자원 낭비와 부동산값 상승을 막기 위해 2주택 소유 제한을 발의했다. 이 사안은 부유한 외국인들이 은퇴용 주거지를 구하는 알프스 산악 지방의 관광 마을들의 격렬한 반대를 샀다. 스위스에서는 50만개 주택 중 약 12%가 휴양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도리스 루타르드 환경장관은 2번째 주택의 공실률이 늘어나며 스위스 국민들은 주택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에 정부도 공감하지만, 이 사안을 어떻게 실행에 옮길지는 여러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엔 본부 등 국제기구의 소재지로서 각종 인권문제 시위 등이 빈번히 열리는 제네바에서는 시위를 제한하는 안이 통과됐다. 사전에 시위허가를 얻지않거나 시위 관련 법령을 지키지 않는 시위대에게는 약 11만달러의 벌금을 매기는 방안이다. 취리히에서는 주택가를 침범하며 늘어나는 홍등가를 강제 이전시키는 안이 통과됐다. 스위스에서 매춘은 합법이다.

 유급휴가 연장은 젊은층에게 인기를 끌었으나, 보수적인 여론의 선을 넘지못했다. 스위스 경제는 다른 유럽 국가들이 부채문제 등으로 경제위기를 겪는 것과는 달리, 순항하며 안전한 투자처를 찾는 돈들이 밀려오며 통화가치가 치솟고 있다. 스위스 노조들은 2년 전 12만5천명의 서명을 받아 이 유급휴가 연장안을 발의했다. 이번 국민투표에 앞서 고용주 단체들은 수술이 필요한 환자가 새로운 유급휴가 제도 때문에 의사가 부족하다는 포스트잇을 붙인 의료장비 앞에서 서있는 광고 등을 대대적으로 내보내며 반대 여론을 주도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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