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색한 첫만남에 의례적 악수만
‘말’보다 ‘몸짓’을 더 믿어야 하는 것 아닐까?
15일 처음으로 만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유럽 경제위기와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에 맞서 함께 노력하겠다는 강력한 ‘언어 메시지’를 전달했다. 하지만 둘이 나란히 있을 때 ‘어색한 몸짓’까지 감출 수는 없었다. 결국 긴축을 추진하는 메르켈과 성장을 주장하는 올랑드가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기까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뒷말이 남았다.
메르켈 총리와 올랑드 대통령은 의례적인 악수만으로 첫 만남을 시작했다. 유럽 긴축 드라이브의 동지 ‘메르코지’(메르켈+사르코지)가 만날 때 뜨거운 악수와 반가운 입맞춤으로 서로를 반기던 모습과는 대조적이었다. 상대의 의견을 지지할 때 주고받는 눈맞춤도 거의 없었다.
올랑드가 메르켈의 안내를 받으며 독일 군대의 사열 속에 레드카펫을 걸어갈 때는 발까지 잘 안 맞았다.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유럽 양대 경제대국 지도자의 스텝이 꼬일 뻔한 위기에서, 메르켈은 올랑드가 발을 뻗어야 할 방향을 고쳐줬다.
‘자연재해’도 끼어들어 가뜩이나 어색한 두 정상의 만남을 한 시간가량 지연시켰다. 올랑드 대통령은 이날 오후 취임식 일정을 마친 직후 전용기를 타고 베를린으로 향했으나, 비행기에 번개가 떨어져 근처 군기지에 착륙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첫 만남부터 약속시간에 늦는 결례를 범했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이를 두고 “두 정상은 상황에 등떠밀려 함께 내던져진 두 이방인처럼 보였다”고 촌평했다. 그러나 레드카펫 위의 혼란이 반드시 정책 혼선을 예고하는 것은 아니라는 ‘덕담’을 덧붙였다.
한편, 올랑드는 새 총리에 독일어 교사 출신인 ‘독일통’ 장마르크 에로(62)를 선임해 독일과의 협력을 국정의 최우선 순위에 놓겠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그는 오랫동안 사회당 하원 원내대표를 맡았으며, 현재 낭트시의 시장이기도 하다. 온건주의 경향으로 올랑드와는 오랜 정치적 동지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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