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독과 유착’ 의혹 해명중 청문회 난입자의 “전범” 항의로 곤욕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가 28일 한 청문회에서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과의 유착 의혹을 해명하느라 진땀을 흘리는 와중에 갑자기 난입한 한 남자로부터 전범이라고 항의를 받는 등 이중의 곤욕을 치렀다.
블레어 전 총리는 이날 머독 소유 언론사의 불법 도청 사건 이후 사건 진상 조사와 언론 규제 등을 다루는 언론윤리 조사위원회에 참고인 자격으로 출두했다. 청문회 도중 데이비드 롤리-웨이클린(49)이라는 남자가 조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판사석 뒤에서 갑자기 튀어나와 블레어를 가리키며 “이 사람은 전범으로 체포돼야 한다”라고 외쳤다. 그는 이어 “블레어는 제이피모건이 이라크 중앙은행에서 200억달러를 벌어들이는 걸 도와주는 대가로 제이피모건으로부터 매년 600만달러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 남자는 이라크 전쟁과 관련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적이 있는 영화 제작자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뒤 곧바로 풀려난 그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청문회장 정문으로 들어가려다 제지를 당해 후문으로 들어갔으나 아무도 제지한 사람이 없었다”며 “나는 이와같은 일을 다시 할 것이기 때문에 블레어는 공개석상에 나올 때마다 자신의 어깨 뒤를 살펴보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남자가 퇴장당한 뒤 블레어는 “그의 이야기는 완전히 거짓이며 이라크와 관련해 제이피모건과 논의를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블레어는 머독과 관련해서는 “총리 재임 기간에는 업무적인 관계를 유지했으며 머독 소유 언론사에는 불리한 정책을 더 많이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블레어의 총리 당선에는 머독 소유 언론사들의 지지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블레어는 퇴임 뒤 머독 자녀의 대부 역할을 맡기도 했다. 불법도청 사건의 핵심인물인 레베카 브룩스 뉴스인터내셔널 최고경영자가 사임할 당시 문자메시지를 보내 위로한 것에 대해서는 “나는 친구가 곤경에 처했을 때 등을 돌리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박현 기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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