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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제네바통신] ‘엉터리’ 호텔학교 유학생 잇단 피해

등록 2005-08-11 18:24수정 2006-04-15 12:30

‘엉터리’ 호텔학교 유학생 잇단 피해
‘엉터리’ 호텔학교 유학생 잇단 피해
인도 학생 법적 소송도
 “너무 억울해서 매일 잠도 안옵니다.”

스위스 호텔학교에 유학중이던 인도인 타른 말리크(23)는 최근 학교를 그만뒀다. 그는 올해 초 파르크 호텔학교의 금융MBA과정에 입학했다. 1년에 3만4000스위스프랑(약 2800만원)의 등록금은 부담이 컸다. 하지만 좋은 직장이 보장된다는 유학원 관계자의 말에 큰맘 먹고 유학길에 올랐다.

그러나 유학생활은 예상과 너무나 달랐다. 우선 금융MBA 과정 학생은 말리크가 전부였다. 전체 학생수도 30명이 안됐다. 말리크를 빼곤 모두 호텔·관광 전공이었다. 말리크는 수업의 절반 정도를 다른 전공 학생들과 함께 해야 했다. 그나마 대부분 객실 청소 등 호텔 실습이었다. 결국 학업을 중단하고 학교를 상대로 법적 소송에 나섰다.

요즘 스위스 언론에는 호텔학교들의 교육 품질 문제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일부 사립호텔학교들이 강사진이나 교육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채 주로 아시아 학생들을 대상으로 현지 유학원을 통해 공격적인 모집에 나서면서 문제가 빚어지고 있다.

로잔호텔학교를 제외하고 연방에서 공인해주는 호텔학교는 없다. 대부분의 호텔학교는 정규교육기관이 아니다. 다만 몇몇 유명사립학교들은 협의회를 구성해 스위스 호텔 교육의 전통을 지켜오고 있다.

지금까지는 주로 인도·중국 유학생들의 피해 사례가 전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피해를 예방하려면 선배 유학생들의 조언을 듣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현재 호텔학교의 한국 유학생 수는 300여명이다. 상당수 졸업생들이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으므로 이들로부터 사전정보를 입수하는 게 필수적이다.

인터넷 사이트는 오히려 학교의 실체를 감추고, 포장해주는 역할을 한다. 파르크 호텔학교도 인터넷 상으로는 어떤 문제점도 발견할 수 없었다. 유학생 최윤지(28)씨는 “인터넷이나 유학원을 과신하지 말고 넉넉한 시간을 갖고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제네바/윤석준 통신원 semi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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