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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전신 문신’ 체코 예술인 대선후보 ‘돌풍’

등록 2013-01-10 15:15수정 2013-01-10 17:10

블라디미르 프란츠(53)
블라디미르 프란츠(53)
11일 대선을 치르는 체코에서 온몸에 문신을 한 예술가 대선후보의 돌풍이 심상치 않다. 그는 9명의 대선후보 가운데 지지율 11%로 3위를 달리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9일 얼굴을 포함한 전신 문신으로 유명한 오페라 작곡가 겸 교수인 블라디미르 프란츠(53)가 체코 대선에서 선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공산주의 붕괴 이후 20여년간 정치인들의 부패와 무능에 싫증을 느낀 유권자들이 프란츠의 비정치적이고 친교육적인 주장에 공감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대선 텔레비전 토론회에서는 그에 대해 “파푸아뉴기니에서 온 이국적인 인물”이라는 조롱이 나왔다. 그 정도로 그의 얼굴은 평범함과 거리가 멀다. 푸른색과 초록색, 붉은색 문신이 뒤섞인 얼굴은 실제 남태평양의 ‘전사’를 연상시킬 정도다. 하지만 문신은 대선국면에서 전혀 문제가 되지 않고 있다. 프란츠는 “문신은 육체 예술일 뿐이고, 대선은 뷰티 콘테스트가 아니다. 문신은 자유의지의 표현이고 어느 누구의 자유도 해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프란츠는 지난 연말 체코 정계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체코 선거법은 대선후보 등록을 위해 5만명의 서명을 요구하는데, 프란츠는 이보다 훨씬 많은 8만8000명의 서명을 받아 위풍당당하게 나타났다. 당장의 득표에는 도움이 안 되지만 미래의 유권자인 청소년들 사이에서 그의 인기는 특히 압도적이다. 한달 전, 고교 441곳의 학생 6만여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가상 대선에서는 40%가 넘는 득표율로 압승을 거뒀다.

후보 출마 과정도 매우 이채롭다. 그는 정치 경험이 전무하고 경제 지식도 별로 없다. 게다가 텔레비전 토론회 중간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곧 시작될 오페라 초연을 준비하러 가야할 정도로 바쁜 예술가다. 하지만 기성 정당과 정치인에 염증을 느낀 유권자들은 ‘프란츠를 대통령으로’라는 단체를 조직했고, 프란츠도 이 단체의 간청을 수용해 출마를 선언했다. 지금까지 선거운동 포스터 한장 붙이지 않았고, 선거운동에 들어간 돈도 1만6000파운드(약 2719만원)에 불과하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하지만 그의 비정치적 정치 성향과 반부패 공약들, 교육과 도덕성을 강조하는 캠페인에 대한 국민적인 열기는 뜨겁다. 현실적으로 결선투표에 진출하기는 어렵지만 1~2위를 달리고 있는 두 전직 총리 사이에서 ‘킹 메이커’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도좌파 밀로스 제만 전 총리와 무당파 얀 피셰르 전 총리는 각각 25%와 20%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교육운동가인 카렐 스트라초타는 “프란츠는 정치에 오염되지 않은 후보로 인식된다. 젊은이들은 그의 자유로움과 자신을 드러내는 방식에 공감한다”고 지적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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