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왕자비 릴리안
남편은 결혼 위해 왕위계승 포기
33년뒤 환갑 넘어 공식승인받아
33년뒤 환갑 넘어 공식승인받아
내 인생은 모두 사랑이라는 말로 요약된다.” 1995년 당시 80살이었던 스웨덴 왕자비 릴리안은 남편 베르틸 왕자에 대한 사랑을 이렇게 표현했다. 반백이 될 때까지 ‘시댁 왕가’의 눈 밖에 난 채 ‘금지된 사랑’을 했던 릴리안 왕자비가 숨졌다고 스웨덴 왕실이 10일 발표했다. 향년 97.
영국 웨일스에서 태어난 ‘평민’ 릴리안은 1943년, 해군 연락관으로 주영 스웨덴대사관에 머물고 있던 베르틸 왕자를 런던의 한 클럽에서 처음 만났다. 릴리안은 3년 전 이미 영국인 배우 아이번 크레이그와 결혼한 상태였으나 베르틸은 그에게 ‘너무나 멋지고 재미있는 나의 왕자님’이었다. 둘의 사랑이 불타오를 즈음, 마침 참전했던 남편 크레이그도 외국에서 다른 여성을 만나는 바람에, 부부는 원만하게 이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전통을 중시했던 스웨덴의 베르나도테 왕가는 이들의 사랑을 허락하지 않았다. 베르틸은 몇해 전 형이 비행기 사고로 숨져 차기 왕이 될 수도 있었으나, 완고한 아버지였던 칼 16세 구스타프는 평민과 결혼한 아들의 왕위계승권과 스웨덴의 왕자 칭호를 박탈했다. 결국 이들은 동거 상태로 프랑스와 스톡홀름을 오가며 조용하게 살았다.
하지만 한때 배우이자 모델로서 활동했던 릴리안의 아름다움과 매력, 따뜻한 품성은 스웨덴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결국 이들은 처음 만난 지 33년 뒤인 76년 왕가의 공식적인 결혼 승인을 받았다. 베르틸은 64, 릴리안은 61살 때였다.
베르틸 왕자는 97년 폐질환으로 먼저 숨졌고, 릴리안은 한동안 그를 이어 왕실의 의무를 지켰으나 2010년 알츠하이머 발병이 외부에 알려졌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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