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아테 췌페(38)
히틀러·나치당 모방해 지하당 결성
2000년 이후 이민자 등 10명 살해
공범 2명 자살 뒤 자수…종신형 유력
2000년 이후 이민자 등 10명 살해
공범 2명 자살 뒤 자수…종신형 유력
6일 독일 뮌헨의 재판정에 검은 정장을 입고 큰 귀고리를 한 긴 머리의 여성이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들어섰다.
신 나치주의 조직의 일원으로 10명을 살해한 극우 테러리스트, ‘나치의 신부’로 불리는 베아테 췌페(38·사진)가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췌페는 2명의 공범과 함께 2000~2007년 터키 이민자 8명, 그리스 이민자 1명, 독일 경찰관 1명을 살해하고, 쾰른의 이민자 거주지역에서 2건의 폭탄테러를 저질렀으며, 15건의 무장강도와 방화 등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옛 동독의 예나에서 루마니아인 아버지와 독일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췌페는 동독 사회주의 정권 붕괴 뒤 경제·사회적 혼란이 휩쓸던 1990년대 초 공범인 우베 문들로스와 우베 뷘하르트를 청소년클럽에서 만나 극우주의 운동에 빠져들었다고 <프랑스 24> 방송이 보도했다.
이들은 히틀러의 나치당을 모방해 ‘민족민주사회주의자 지하당’을 결성하고, 이민자들을 골라 잔인하게 살해했다. 2000년 9월 이들의 첫 표적이 된 터키계 노점상은 얼굴 등에 6발의 총탄을 맞았다.
이들의 ‘증오 살인’은 2011년 11월 문들로스와 뷘하르트가 은행강도를 벌이다 경찰에 쫓겨 자살함으로써 막을 내렸다. 췌페는 공범이자 연인이던 두 남성과 함께 살아온 집을 폭파하고, 스스로 경찰서로 들어가 “당신들이 찾고 있는 사람은 바로 나”라며 자수했다.
이들의 범죄는 나치의 과거를 청산했다고 자부하던 독일 사회에서 나치즘과 극우 인종주의가 부활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불편한 질문을 던졌다. 피해자 쪽의 변호사 메흐멧 다이마굴러는 <뉴욕타임스>에 “이 재판은 2차대전의 나치 전범을 처벌한 뉘른베르크 재판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재판은 1년 이상 진행될 예정이며, 유죄가 확정되면 췌페는 최고 종신형에 처해질 수 있다. 췌페는 첫날 재판에서 묵비권을 행사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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