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7천명 추적…‘조부모 효과’ 뚜렷
한국 사회의 계층 격차 확대를 상징하는 ‘아이의 성공은 할아버지의 경제력에 달렸다’는 씁쓸한 현상이 영국에서도 확인됐다.
영국 옥스퍼드대와 더햄대 연구팀이 1946년, 1958년, 1970년생 영국인 1만7000여명의 생애 데이터를 추적·연구해 최근 <미국 사회학 리뷰>에 발표한 결과를 보면, 조부모의 사회적 지위가 손주 세대의 사회계층적 위상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변수로 확인됐다고 영국 <비비시>(BBC)가 지난달 29일 보도했다.
이 연구에서 부모와 조부모가 둘 다 사회·경제적으로 상위 그룹에 속하면 아이가 성인이 됐을 때 상위 그룹에 남을 확률이 80%였다. 조부모는 상류층이 아니었으나 부모가 신분 상승을 이뤄 상위계층에 속하게 된 경우 아이가 자라 계속 상위계층에 남을 확률은 61%로 낮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의 경우에는 조부모·부모의 계층 효과가 상대적으로 덜했다. 조부모가 상위계층에 속하는 여성이 이 그룹에 남을 확률은 66%였고, 조부모는 상류층이 아니었으나 부모가 신분 상승을 이룬 경우 이들의 딸이 상위그룹에 남을 확률은 51%였다.
‘조부모 효과’는 손주 세대가 몰락한 집안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데도 힘이 될 만큼 강력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부모가 상류층이었으나 부모 세대에서 몰락한 경우, 손주 세대가 다시 계층 상승을 이룰 가능성이 커진다고 이 연구는 밝혔다.
옥스퍼드대의 이번 연구 책임자인 탁윙찬은 “최상층과 하층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사회적 유동성의 ‘조부모 효과’가 발견됐다”며, 부의 계승 외에도 여러 세대에 걸쳐 쌓은 사회적 신뢰, 다른 계층과 구별되는 거주지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효과가 발휘된다고 설명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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