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 이탈리아 ‘람페두사’ 일정
내전 등 피해 매주 수백명 몰려
“북아프리카 난민에 연대 표시”
내전 등 피해 매주 수백명 몰려
“북아프리카 난민에 연대 표시”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3월 취임 이후 로마 밖으로 나가는 첫 일정으로 이탈리아 최남단의 람페두사 섬을 택했다. 람페두사는 지중해의 작은 돌섬이다. 2011년 튀니지의 ‘재스민 혁명’과 리비아 내전의 여파로 유럽행을 원하는 난민들이 수만명 몰려들어 북아프리카계 난민 캠프로 북새통이 된 곳이다.
2일 <로이터>는 “교황이 8일에 람페두사를 방문한다”며 “해마다 허름한 보트에 몸을 싣고 위험한 여정을 무릅쓰는 수만명의 난민들에게 연대를 보여주려 한다고 바티칸 당국이 취지를 설명했다”고 전했다. 취임 뒤 첫 세족식 때 빈곤층 이민 가정 출신의 범법 소년·소녀들을 수용한 청소년 교정 시설을 방문해 발을 씻어준 것처럼 가톨릭이 사회적 약자에게 더 큰 관심을 기울이겠다는 메시지를 거듭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람페두사는 유럽연합(EU) 회원국인 이탈리아 영토지만 거리로는 북아프리카 빈국인 튀니지에 더 가깝다. 이런 사정 탓에 북아프리카 정정 불안과 내전이 극심해지자 6000명 인구의 섬에 2011년에만 5만명의 난민이 몰려들었으며, 지금도 매주 수백명의 난민이 새로 도착한다. 또 선상난민(보트피플)으로 떠돌다가 배가 뒤집혀 수백명이 숨지는 해상 사고도 이어졌다. 골치를 앓게 된 이탈리아는 난민 부담을 분산하려고 유럽연합 회원국으로서 이들이 유럽 역내를 자유롭게 이동하도록 6개월짜리 임시 여행허가증을 내주었다. 하지만 튀니지계 난민들이 대부분 친척 연고가 있는 프랑스 행을 원하는 까닭에 프랑스 정부가 반발하는 한편으로, 이탈리아 정부가 이들을 불법 이민자 취급해 난민 수용소에서 폭동이 일어나는 등 람페두사는 고통의 땅이 됐다.
바티칸 당국은 “교황이 홍수처럼 밀려드는 이주민들에 ‘깊은 공감대’를 갖고 있으며, 방문 기간에 섬 주변의 바다에서 익사한 많은 이들을 기리며 바다에 헌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세라 기자seraj@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재벌들, 회장님 감옥 가면 입버릇처럼…
■ 날마다 천당-지옥 왔다갔다…야구 감독들 멘탈 유지 비법은?
■ 오바마의 ‘궤변’…도청은 세상 일 파악하려는 정보기관의 노력?
■ 40년만에 팔 찾은 북베트남 군인
■ [화보] 다시 시작된 장마…몸도 마음도 꿉꿉하네
■ 재벌들, 회장님 감옥 가면 입버릇처럼…
■ 날마다 천당-지옥 왔다갔다…야구 감독들 멘탈 유지 비법은?
■ 오바마의 ‘궤변’…도청은 세상 일 파악하려는 정보기관의 노력?
■ 40년만에 팔 찾은 북베트남 군인
■ [화보] 다시 시작된 장마…몸도 마음도 꿉꿉하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