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서린 왕세손비 첫아들 출산
조부·부친 이어 왕위계승서열 3위
시민 수천명 궁전앞서 환호
오바마 “역사적 순간” 축전
“군주제 서커스가 최선?” 의문도
조부·부친 이어 왕위계승서열 3위
시민 수천명 궁전앞서 환호
오바마 “역사적 순간” 축전
“군주제 서커스가 최선?” 의문도
22일 오후 4시24분 런던 세인트 메리 병원 린도윙에서 영국 왕세손 부부의 아들이 태어났다. 1982년 6월21일 같은 곳에서 아버지 윌리엄이 태어났을 때처럼 ‘로열 베이비’를 맞는 지구촌의 열기는 뜨거웠다.
영국 왕실은 출산 4시간여 만인 저녁 8시30분 “(캐서린 미들턴) 케임브리지 공작 부인이 8파운드 6온스(3.79㎏)의 아들을 순산했으며, 산모와 아이 모두 건강하다”고 발표했다. 왕세손 부부는 2011년 4월29일 세기의 결혼식을 치른 지 2년3개월 만에 세기의 출산으로 또 한번 영국 왕실과 세계를 들썩이게 했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이제 아기의 이름이 초미의 관심사라며 조지나 제임스, 알렉산더가 선택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다만 아기의 장래는 출생 전부터 결정돼 있다. 이 아기는 윌리엄 왕세손 부부의 장자로서,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이어 왕위 계승 서열 3위다. 1066년 ‘정복왕’ 윌리엄 1세 이래 영국의 43번째 군주가 된다는 뜻이라고 <가디언>이 전했다.
‘로열 베이비’에 대한 영국의 기다림은 조바심에 가까웠다. 출산 3주 전부터 병원 앞에는 전세계 취재진들이 진을 쳤다. 캐서린이 분만에 들어간 21일부터는 버킹엄궁 앞에 수천명의 시민들이 몰려들었다. 왕실 기마포병대는 출산 발표와 함께 축포를 쏘아올렸고, 시민들은 7년 만의 폭염에도 아랑곳없이 밤새 거리와 술집에서 축하연을 벌였다. 이런 관심과 열기는 2억4300파운드(약 4155억원)의 경제효과로 이어지리라 기대된다고 영국 소비연구센터가 밝혔다.
축하 성명도 왕실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수준에 머물지 않았다. 세계 주요 인사들의 축전이 답지했다. 특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 가족은 영국 왕실과 영국인들이 이 역사적 순간을 잘 보낼 것을 바라고 있다”며 성명을 발표했다.
압도적인 환호 분위기에 묻히긴 했지만, 인간의 평등권과 민주주의에 대한 의문 제기가 없지는 않았다. 영국 시민단체 ‘공화국’의 그레이엄 스미스 사무국장은 “여기, 장래 직업과 종교, 교우 관계까지 결정된 아기가 있다. 이 서커스(군주제)가 우리에게 최선인지 고려해볼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가디언>은 온라인판을 두 가지 버전으로 만들어 이런 비판 의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왕정주의자’ 판에서는 미들턴의 출산 기사를 메인 기사로 배치했지만, ‘공화주의자’ 판에서는 관련 기사를 뺐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단독] ‘전두환 비자금’ 조력자, 압수수색 전날 ‘야간 이사’
■ “한줄로 세워 놓고 일제히 총검으로…” 동학 농민 학살 일본군 일기 첫 공개
■ NLL 논란 끝내고 싶은데…더 커지는 ‘문재인 책임론’
■ 24일부터 상업·주거지에서 고물상 못해”…‘폐지 노인’ 밥줄 끊기나
■ [화보] “로열 베이비 나셨네”…영국 전역이 들썩
■ [단독] ‘전두환 비자금’ 조력자, 압수수색 전날 ‘야간 이사’
■ “한줄로 세워 놓고 일제히 총검으로…” 동학 농민 학살 일본군 일기 첫 공개
■ NLL 논란 끝내고 싶은데…더 커지는 ‘문재인 책임론’
■ 24일부터 상업·주거지에서 고물상 못해”…‘폐지 노인’ 밥줄 끊기나
■ [화보] “로열 베이비 나셨네”…영국 전역이 들썩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