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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IQ’ 갖고 잘난 척한 런던 시장
지하철 요금도 몰라 ‘망신’

등록 2013-12-04 16:36수정 2013-12-04 17:19

보리스 존슨 영국 런던 시장
보리스 존슨 영국 런던 시장
보리스 존슨 시장, 여론의 뭇매 맞아

[지구촌 화제]

한국에 마을버스 요금 700원을 ‘70원’으로 후려쳐 대답한 정치인이 있다면, 영국엔 지하철 요금 4.5파운드를 ‘6.7파운드’로 뻥튀겨 대답한 런던 시장이 있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서민들과 동떨어진 세상에서 사는 재벌·엘리트 정치인들의 머릿속을 고스란히 드러내 쓴웃음을 자아낸다.

3일(현지 시각) 영국 <가디언>은 보수당 출신의 보리스 존슨 런던 시장이 지능지수(IQ)가 낮은 사람들 때문에 경제적 평등은 불가능하다는 취지의 연설을 해서 분노를 산 데 이어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대중교통 요금의 기본도 모르는 듯한 대답을 해 비난을 사고 있다고 보도했다. 존슨 시장은 영국 명문 사립학교인 이튼스쿨과 옥스포드 대학을 거친 엘리트 정치인이다. 하지만 그는 최근 사회 구성원 일부를 지능지수가 낮다고 비하하는 속내를 공개적으로 드러내 논란을 일으켰다.

그는 지난달 21일 런던의 신자유주의 싱크탱크인 정책연구센터에서 연설을 하며 “인류의 16%가량은 아이큐가 85 이하이고 2%는 130 이상이라는 점이 평등에 관한 논의에 틀림없이 관련돼 있다”며 “나는 경제적 평등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불평등이란 수단은 질투심과 남에게 뒤지지 않으려는 마음을 일으키는 데 꼭 필요하고, 이는 탐욕처럼 경제 활동에 가치 있는 자극제가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노숙인의 코 앞에서 지폐를 흔들어대는 것처럼 무자비한 돈 씀씀이를 가진 사람에게 이익이 돌아가길 바라진 않는다”면서도 “난 런던의 고든 게코(영화 <월스트리트> 주인공인 악랄한 금융 투자가)가 그들의 탐욕 때문이 아니라 그들이 일반 사람들에게 주는 것 때문에 주목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금융가의 탐욕이 결국은 일반 사람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주장을 펼친 것이다.

<가디언>은 “그가 마거리트 대처의 철학을 옹호하는 연설을 했는데, 이는 아이큐 85 이하인 인류 16%를 비하하는 것처럼 들렸고, 아이큐 130 이상인 인류 2%를 지원하기 위해 더 많은 것을 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이었다”고 전했다.

이런 발언으로 논란이 커진 뒤 그가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오자 진행자는 즉석 아이큐 테스트 퀴즈를 제안했다. 하지만 그는 두 문제에 연달아 틀린 답을 한 뒤 “아이큐가 능력을 재는 유일한 수단은 아닐 것”이라며 셋째 문제에는 답하기를 거부해 비웃음을 샀다. 아이큐 테스트 첫 문제는 “어떤 사람이 직사각형 형태로 집을 짓는데, 이 건물의 네 개 면은 모두 남향인 집이다. 마침 커다란 곰 한 마리가 지나가고 있다. 곰은 무슨 색깔인가?”라는 내용이었다. 존슨 시장은 머뭇거리며 “갈색”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답은 흰색이었다. 집의 네 개 면 모두가 남향이라는 단서는 집이 자리한 장소가 북극임을 암시하기 때문이다.

이런 촌극을 빚은 뒤 그는 자기 집이 있는 지하철 역에서 시장 집무실이 있는 역까지 지하철 요금이 현금으로 얼마인지 질문받았다. 그는 한참을 종이를 뒤적거리고 웅얼거리다가 “6.7파운드”라는 답을 내놓았다. 질문은 지하철 기본구간 요금에 대한 것이었다. 하지만 존슨 시장은 실제 4.5파운드보다 훨씬 비싸게 답한 셈이 됐다.

<가디언>은 “존슨 시장은 시장 재임 6년간 런던 버스와 지하철 노동자를 대표하는 노조 지도자를 단 한 차례도 만나본 적이 없다”며 “그는 지하철 요금 체계의 기본을 잘 모르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존슨 시장의 라디오 출연 직후 런던 시는 내년도 새 대중교통 요금 정책을 발표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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