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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독일 첫 여성 국방장관 탄생

등록 2013-12-16 21:09수정 2013-12-17 08:12

메르켈 총리, 폰데어라이엔 내정
7남매 엄마…가족·노동 장관 역임
보수당 소속이지만 진보적 정책 펴
차기 지도자 자리 굳힐지 관심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독일 대연정 정부의 새 국방장관에 7남매의 엄마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55)이 내정됐다고 15일 <가디언>이 전했다. 독일 역사상 최초의 여성 국방장관 탄생이다.

폰데어라이엔은 기민당 안에서 상대적으로 진보 성향으로 평가되며, 가족부 장관과 노동부 장관 등을 거쳤다. 폰데어라이엔의 국방장관 지명은 남성이 주류인 군부가 여성을 리더로 두는 것에 어떻게 반응할지에 대해서뿐 아니라, 그가 메르켈의 후계자로 집권 기독민주당의 차기 지도자가 될 것인지에 대한 공개적 논의를 촉발했다고 <가디언>은 분석했다. 폰데어라이엔이 독일 각료 중 서열이 가장 높은 국방장관에 임명된 것은 메르켈의 1순위 후계자란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3선에 성공한 메르켈 총리는 이번 임기가 끝나면 더이상은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어, 폰데어라이엔은 2017년으로 예정된 차기 독일 총선에서 탄생할 차기 총리의 유력 후보로 떠오른 셈이다.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중도우파 기민당·기사당은 사민당과의 대연정 합의를 이뤄냈으며, 17일 좌우 대연정 정부가 출범한다.

폰데어라이엔은 의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지만 32살이던 1990년에 기민당 소속으로 정치에 입문해 성공적인 정치 이력을 쌓아왔다. 기민당 출신으로 니더작센주의 총리를 지낸 아버지 밑에서 성장한 배경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메르켈 정부에서 2009년 노동부 장관에 임명됐는데, 저출산 관련 대책을 당 안팎의 반대에도 뚝심있게 밀어붙여 남성에게도 2개월 유급 육아휴가를 주는 제도를 도입하는 등의 성과를 냈다. 자신도 의대 교수인 남편과 사이에 7남매를 두었으며, 남편이 육아를 주로 책임지는 가족생활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폰데어라이엔은 독일에서 소신있는 정치인으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는 보수적인 기민당 소속이지만 육아시설 확대와 동성애 결혼을 지지한다. 사민당의 주력 정책인 전국적 최저임금제 도입을 찬성했고, 메르켈 총리의 반대에도 기업 내 여성 할당제 도입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좌파들 사이에서도 그의 지지자가 많다. <가디언>은 “그는 절묘한 시점에 개입할 줄 아는 정치적 본능과 충만한 자존감으로 메르켈 총리의 지난 연정에서 사회적 양심으로 나서는 데 거리낌이 없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군 경험이 없는 최초의 여성 국방장관으로서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그는 2011년 징병제가 없어진 뒤 병력난을 겪는 군을 추스르고, 아프가니스탄 주둔 독일군을 감독해야 하는 등 쉽지 않은 과제들을 풀어나가야 한다. 2017년 메르켈 총리의 임기 종료 전에 그가 새로운 여성 지도자로 자리를 굳힐 수 있을지 시험대에 선 셈이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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