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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우크라이나 유혈사태 재발…EU, 본격 제재 논의 착수

등록 2014-02-20 20:08수정 2014-02-20 22:20

휴전 뒤 다시 충돌…수십명 사상
시위대 광장 재점거에 경찰 맞대응
독·프·폴란드 외무장관 대통령 면담
이어 EU 회원국과 제재방안 논의
러시아는 돈줄 쥐고 현정부 지원
우크라이나 반정부 시위로 최악의 유혈 사태가 벌어진 뒤 정부와 시위대가 19일 저녁 잠정 휴전에 합의했으나, 시위대가 키예프의 독립광장 재점거에 나서고 경찰이 맞대응하면서 20일 사상자가 속출했다. 추가 유혈 사태를 막기 위해 현지로 급파됐던 유럽연합(EU) 대표단은 안전상의 이유로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 면담을 전격 취소하고 귀국길에 올랐다.

20일 <에이피>(AP) 통신 등 외신보도를 종합하면, 반정부 시위대는 이날 이른 아침부터 지난 11월 이후 점거농성을 벌여온 키예프 중심가 독립광장 재점거에 나섰다. 하지만 경찰이 바리케이드를 치고 시위대의 광장 진입을 막으면서 격렬한 충돌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적어도 시위대 18명이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지는 등 또다시 대규모 유혈 사태가 재현됐다.

지난 18일 경찰의 강경진압으로 28명이 숨지면서 정부와 야권이 잠정 휴전을 선언하긴 했지만,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발표되지 않아 정국 불안감이 팽배해 있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휴전 선언 직후에도 성명을 내 “질서 회복을 위해 군대를 동원할 준비가 돼 있으며, 반테러리즘 작전을 위해 군이 동원될 수 있다”며 반정부 시위대를 을러댄 참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20일 오전 시위대가 경찰에 빼앗긴 시위의 심장부 독립광장에 재진입하면서 경찰과 충돌하고 총성이 들리는 등 폭력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앞서 유럽연합(EU)과 미국은 중재와 제재 압박을 위해 발빠르게 나섰지만, 러시아도 친러 성향의 현 정부를 배후 조종·압박하면서 일촉즉발의 상황이 연출됐다. 이날 독일·프랑스·폴란드 외교장관은 사태 악화를 막기 위해 키예프를 방문해 야누코비치 대통령을 면담할 예정이었지만, 유혈 사태가 빚어져 안전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귀국길에 올랐다.

유럽연합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28개 회원국 외교장관 회담을 열어 우크라이나에 대한 제재 조처를 논의하기로 했다. 미국은 19일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 20명에게 비자 발급 금지를 밝혀 제재 조처를 발효했다. 우크라이나 야당은 이전부터 미국과 유럽연합이 현 정부에 직접적인 제재로 대응해줄 것을 요구해왔다.

유럽연합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우크라이나 정부에 대한 강경책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이전에는 야누코비치 정권을 유럽연합의 품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설득하는 데 공을 들였다면, 이젠 제재를 전제로 냉소적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 20일 야누코비치 대통령을 만나기 앞서 폴란드의 라도스와프 시코르스키 외무장관은 <뉴욕 타임스>에 “야누코비치 대통령의 신뢰도는 이제 ‘제로’”라고 말했다.

지난달만 해도 직접적인 제재는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우리는 폭력 가해자를 목표로 한 제재를 계획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방과 러시아 사이에 낀 우크라이나의 정정 불안이 계속되면서 미국은 일찌감치 야누코비치 정권에 대해 물리적 제재를 강화할 것을 주장해왔지만, 유럽은 ‘대화와 타협’을 강조하면서 제재에서는 거리를 뒀던 상황이 변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도 쉽게 양보할 뜻이 없어 보인다. 러시아는 야누코비치 대통령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말에 15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약속한 뒤 돈줄을 풀었다가 죄었다가 하면서 현 정부를 조종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상황이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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