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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영국 5대 부자가문 재산, 하위 1260만명 재산보다 많다

등록 2014-03-18 16:29수정 2014-03-18 22:29

국제구호단체 옥스팸 보고서
282억파운드 대 281억파운드

부유층 5% 가처분소득 늘어난 반면
나머지 95% 소득은 되레 12% 줄어
“조세 회피 막고 생활임금 도입해야”
영국 5대 부호 가문의 재산이 하위 20% 저소득층 1260만명의 재산을 모두 합친 것보다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일간 <가디언>이 17일 보도한 국제구호단체 옥스팜의 보고서 ‘두 영국인 이야기’의 분석을 살펴 보면,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영국 5대 부호 가문의 재산은 모두 282억파운드(약 50조1404억원)다. 반면 1260만명에 달하는 하위 20% 저소득층의 총재산은 281억파운드로, 1인당 평균 2230파운드(약 395만8495원)에 지나지 않았다. 특히 영국 최대 부호인 웨스트민스터 공작 가문의 재산은 79억파운드(약 14조464억원)로, 하위 10%의 재산 78억파운드를 모두 합한 것보다 많았다. 5대 가문의 다른 일원인 루벤 형제(69억파운드), 힌두자 형제(60억파운드), 캐도건 가문(40억파운드), 마이크 애슐리(33억파운드) 등의 재산도 천문학적 규모였다.

옥스팜은 부유층이 경제성장의 과실을 더 많이 가져갔기 때문에 빈부격차가 심화됐다고 분석했다. 1993년부터 2011년까지 최상위 0.1%의 소득은 주당 461파운드, 연간 2만4000파운드 늘었다. 반면 하위 90%의 실질소득 증가는 주당 2.82 파운드, 연간 147파운드에 불과했다. 2003년 이래로 영국인 95%의 가처분 소득은 12% 줄었지만, 부유층 5%의 가처분 소득은 오히려 늘었다. 실질소득 감소 및 식료품과 연료비 상승 등으로 저소득층의 생활수준이 더욱 열악해진 것이다. 여기에 2010년 이래 지속된 긴축재정으로 인한 사회복지 삭감 등도 저소득층을 짓눌렀다.

부동산 가치 상승으로 인한 이익이 부유층에게 집중적으로 돌아간 것도 빈부격차 확대의 원인이 됐다. 제럴드 그로스베너 공작이 이끄는 웨스트민스터 가문은 런던 고급주택지 벨그레이비어에 77㏊의 땅을 갖고 있다. 최근 몇년간 런던 부동산 시장에 외국 자본이 몰려들면서 자산가치가 상승했고, 이 가문의 재산은 크게 늘었다. 5대 가문중 3위인 힌두자 그룹의 공동 의장인 스리찬드와 고피찬드 힌두자 형제 일가가 소유한 런던 고급 맨션의 가격만 3억파운드(약 5333억원)에 이른다.

벤 필립스 옥스팜 캠페인정책국장은 “영국은 소득이 급격히 늘고 있는 부유층과 겨우 먹고사는 수백만 가구로 심각하게 양극화된 나라가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옥스팜은 조지 오스본 재무장관에게 소득 이익과 자산가치 상승이 어떻게 상위계층에게 불균형적으로 이익을 안겨줬는지 밝히라고 요구했다. 이어 사회복지를 줄일 것이 아니라 대기업과 부유층에게서 세금을 더 걷으라고 촉구했다. 구체적으론 부유층의 조세 회피에 대한 과징금 부과와 저소득층을 위한 생활임금 도입 등을 거론했다.

필립스 국장은 “빈부격차 심화는 경제적 실패를 보여준다. 이 문제는 정치적 선택을 통해 해결할 수 있으며, 우리 지도자들이 이를 고려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영국 노동당은 생활수준 향상을 내년 총선 이슈로 삼으려 애쓰고 있다. 긴축재정을 놓고 노동당과 힘겨루기를 해 온 오스본 재무장관은 부채감축 정책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런던 부동산을 소유한 국외 소유주들의 조세 회피를 규제해, 노동자 가구의 세금 부담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고 <가디언>은 짚었다.

앞서 옥스팜은 지난 1월 전세계 억만장자 85명이 전세계 인구 절반인 35억명과 같은 수준의 부를 독점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런 불균형에 제동을 거는 것을 2014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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