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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미 “러시아의 땅 뺏기” 추가제재 공언
영 외교장관 “러시아와 군사협력 중단”

등록 2014-03-18 20:40수정 2014-03-19 08:46

대응 나선 미·EU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강공에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다시 일격을 당했다.

18일 푸틴 대통령이 크림공화국 합병을 공식 선언하자, 우크라이나 사태를 풀어보려고 폴란드를 방문중이던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은 “러시아의 땅뺏기”이자 국제조약 위반이라고 비난하면서, 미국은 추가 제재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와 회담을 마친 바이든 부통령은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국들의 안보를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방 7개국은 러시아의 주요 8개국(G8) 회원 자격을 정지시킨다고 발표했다. 로랑 파비위스 프랑스 외무장관은 18일 “러시아의 주요 8개국 회원 자격을 정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도 이날 러시아와의 군사적 협력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미국과 서방의 고민은 러시아의 강공을 막을 만한 더이상의 카드가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이 크림반도 합병을 선언하기 하루 전에도 미국과 유럽연합은 크림반도 사태와 관련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을 포함해 러시아와 크림공화국 주요 인사 11명에 대한 여행 금지와 자산 동결 제재를 발표했지만, 여전히 “이빨 빠진 제재”라는 평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비비시>(BBC)는 “상징적 수준 이상의 조처를 해야 한다는 미국과 유럽의 강력한 정치적 의지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짚었다.

러시아는 대담한 행보로 국면을 주도해왔다. 서방의 두번에 걸친 제재 칼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미국이 제재 대상으로 공표한 러시아 주요 인사들은 미국을 비웃는 태도로 대응했다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푸틴 지배체제의 정치적 설계자이자 막후 실세인 블라디슬라프 수르코프 전 러시아 부총리는 미국의 조처에 대해 “나한테는 큰 영예”라며 “난 미국과 관련해선 투팍(힙합가수), 앨런 긴즈버그(시인), 잭슨 폴록(화가) 정도에 관심이 있는데, 이들의 작품을 보고 듣는 데 미국 비자는 필요하지 않다”고 비꼬았다. 실제로 이번 자산 동결 대상 대부분은 국외 자산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유럽연합은 미국보다도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떨어지는 인사들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

서방이 러시아와 무력 충돌이란 무모한 카드를 선택할 수 없는 상황에서, 현재로선 러시아에 실질적 타격이 되는 것은 경제 제재뿐이란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이는 서방이 치러야 할 ‘부메랑 효과’가 상당한데다 유럽연합 국가들 간의 이견으로 합의가 지연될 수밖에 없다. <비비시>는 “진정한 질문은 유럽연합이 대러시아 수출과 기업 활동에 영향을 미칠 경제 제재에 나설 준비가 돼 있느냐는 것”이라며 “이는 유럽연합 28개 회원국의 만장일치를 요구하지만, 회의적인 회원국들이 너무 많다”고 짚었다.

예컨대 유럽에 에너지를 수출하는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인 가스프롬이나 국영 석유회사인 로스네프트와의 추가 계약을 제한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무역 제재 카드지만, 에너지 비용 인상으로 유럽연합 시민들의 일상에 큰 타격이 돌아오게 된다. 또 로스네프트는 영국 석유회사 비피(BP)와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금융 제재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러시아 기업들은 외국 금융기관 등에서 6530억달러가량을 차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비비시>는 러시아 경제에 타격을 주면 곧바로 유럽과 미국 금융 시스템이 흔들리게 되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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